2017 대선주자 특별인터뷰 - 천정배 국민의당 전 대표

▲ 19대 대통령선거에 출마선언한 천 전 대표는 자신이 집권하게 되면 이뤄질 미래의 모습으로 "의식주와 대별해 교직주(교육·직장·주거)를 보장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며 "교육은 누구나 열심히 하면 최고의 교육을 받고, 국민모두가 의지가 있다면 일자리를 찾을 수 있고, 최소한의 주거공간과 주거의 질을 보장하는 그런 사회를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사진=정종희 기자>

[본지단독]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조기대선 전망속에 격동을 예고하고 있는 2017년의 대한민국.
우리 국민은 시대의 아픔을 딛고 일어설 새로운 리더십 창출을 원하고 있다.
본지는 19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선언한 이들을 중심으로 특별인터뷰를 기획했다.

국민의당 천정배 전 대표는 고교졸업후 서울대를 수석입학한 천재로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사시합격 후엔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검사임명장을 거부하며 변호사를 개업한 대쪽같은 인물이기도 하다. 1995년 DJ권유로 정계에 입문한 뒤 총재비서실장을 거쳐 노무현정부에서 법무부장관을 역임했다.
지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현재 안철수 전 대표와 함께 국민의당을 만든 주역이기도하다.
인터뷰에 동행했던 사진기자는 앵글에 잡힌 그의 모습에서 "언뜻 DJ의 얼굴이 스쳤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호남주자로 혁명적 개혁을 이루겠다"며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한 천 전 대표를 만나 그가 꿈꾸고 설계하는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알아봤다.

-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을 바라보는 심정은

안타깝고 걱정스런 일이다. 국민이 직접뽑은 대통령의 배신과 이어진 국회 탄핵은 박 대통령 개인에 대한 실망과 분노도 있겠지만 크게 보면 역사적으로 한국사회에서 권력과 부를 독점해 온 극소수 낡은 기득권세력을 국민이 극명하게 거부한 것이다. 또한 이는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절호의 기회이며 과제를 떠안은 것으로 생각한다.

- 헌법 개정의 방향에 관한 의견을 피력한다면
국민혁명의 불가역적 완수를 위해 제대로된 법과 제도롤 정착하지 못하면 언제 다시 (역사적)퇴행이 올지 모른다.
우리헌법이 가진 현재 폐해는 한마디로 '승자독식 제왕적 대통령 무책임제'라고 규정지을 수 있다.
'승자독식 제왕적 대통령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권한 남용과 사유화의 문제를 일으켰다. 또 '무책임제'는 대통령이 아무리 잘못해도 책임지우기가 너무 어려워 급기야 온 국민이 촛불시위에 나서는 상황을 만들었다.
'승자독식 제왕적 대통령 무책임제' 대신 '상생협력 분권형 대통령제'로 헌법개정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의원내각제가 옳다고 생각하지만 국민여러분의 대통령제에 대한 선호정서를 생각해서 이러한 분권형 대통령제도 수용할 수 있다고 본다.

- 선거제도 개편에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견해를 정리하면
선거제도 역시 승자독식 패자절망을 구조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기득권 양당의 위한 체제라고 할 수 있다. 현행 소선거구제 지역구가 대부분의 의석을 차지함으로써 1등만 당선되고 2등 이하모든 표는 사표가 된다. 현재 양대 정당이 자신의 득표율보다 훨씬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19대 총선에서 전국 42%득표율인데도 의석수는 50%가 넘었다. 이전의 열린우리당,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다.
국민들의 민의는 상대다수당임에도 불합리한 선거로 인해 절대 다수가 되는 민의의 왜곡 현상이 발생하는 선거제도인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다양한 소수세력은 정치권 진입이 봉쇄되거나 극히 제한일 수 밖에 없다.
사회적 약자, 그것이 진보정당이건, 극우정당이건 이를 떠나 소수세력일지라도 자신의 지지율만큼 의석을 확보하는 다당제 구조가 바람직하다. 현재의 양당제 중심 정치는 사활적 대립이 불가피하지만 다당제가 되면 당연히 협치가 이뤄지고 각 정당에 자신의 몫이 돌아가게 된다.
독일식 정당명부제의 형태인데 '민심그대로 제도'라고 이름을 지었다.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를 배정하며 정확히 민심을 반영하는 이 선거제도 정착이 반드시 필요하다

- 국내 사드배치과 관련해 국민의당은 당론으로 반대하고 있다. 북핵과 미사일의 존재속에 다른 대안이 있다면
사드배치가 실제 효과가 있느냐를 '실사구시'로 보지 않고 사드배치를 찬성하면 '안보'이고 아니면 '비안보'라는 이념의 문제로 몰고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사드배치가 안보에 도움이 되는가는 논란이 없지않지만 그래도 수도권 방위까지는 아니더라도 주둔미군을 보호하는 효과정도는 있다고 본다.
그렇다하더라도 사드문제는 국제정치적인 역학관계를 더 중시해야 한다.

(사드배치는) 전 세계적 차원에서 중국과 미국과의 경쟁에서 미국편에 서서 중국을 위협한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중국이 극심한 반대에 부딪치고 있는 것이다.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도 중국과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이니 균형을 취하는 외교가 필요하다.
한마디로 사드배치는 안보효과는 제한적인데 반해 우리 국익에는 너무나 큰 역효과를 주고 있다.

향후 대안으로는 단기적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해 제제도 필요하지만 북에 대한 봉쇄 압력만으로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 지난 20년의 경험이었다. 따라서 남북대화와 함께 국제적 공조를 통해 협상을 진행하고 동북아 안보질서 재구축까지 가야한다. 노무현 대통령시절 합의했던 2005년 9.19합의 내용을 보면 남북간의 대화와 국제적 공조를 통한 협상의 진행, 그리고 향후 새로운 동북아안보질서 구축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제시했다. 이를 승계하고 우선 남북간의 대화채널 복원이 추진돼야 한다.

- 각종 경제지표에서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이 있다면.
지금까지는 경제는 정부주도 재벌성장 중심의 경제체제였다. 눈부신 양적성장을 이룬 것은 인정해야겠지만 이러한 재벌중심성장이 한계에 봉착했다. 경제성장이 이제는 경제혁신을 통해 이뤄져야하는데 재벌이 너무 강력하게 존재하면서 납품단가도 후려치고 내부거래 몰아주기, 문어발식 확장으로 경제혁신의 싹을 자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재벌은 경제질서뿐만아니라 사회 다른 분야까지 영향력을 미친다. 최근 이재용 삼성 부회장에 대한 법원의 영장기각이 이뤄졌다. 과거 (법무부장관시절)경험을 비춰 말하면 삼성이 대법원까지도 움직일 수 있는 권력이 됐다고 생각한다.

재벌관련 법제정비를 통해 지나친 경제력집중을 막고 지배구조개선 등 다양한 입법을 통해 법과 원칙이 재벌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것이 경제성장과 혁신의 첫걸음이다.

나아가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경제성장 5개년 계획과 대비해 사회성장 5개년 개획을 통해 사회의 정책과 예산을 50%이하 계층의 복지향상과 일자리 창출에 집중해야 한다. 무엇보다 일자리를 통해 일의 댓가로서 인간의 존엄을 지키면서 생활을 향상시키는 방법이 옳다고 본다.

- 평소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주장했다. 사회복지를 위한 재원마련, 법제정비 등 구체적 방안을 말한다면
보편적 복지도 필요하지만 지금 당장 우리사회에 가장 삶이 어려운 분들을 우선 구제하는 노력이 기울여져야 한다.
이를 위해 조세정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수 조원의 재산을 상속받았음에도 16억원의 상속세를 냈다. 이를 바로잡아야 하고 또 각종 조세특례조항 등을 바로 고쳐 정상적인 징수가 돼야 한다. 또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 우리 사회에 좀 더 나은 사람들이 고통받은 사람을과 함께 살기 위해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이와함께 소득세 내 사회보장세를 부가세 형식으로 부담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 법인세 문제에 대한 생각은
법인세는 기본적으로 좀 올려야 되는 반면 담뱃세 올린 부분은 환원해야 한다고 본다.
법인세는 세율도 올려야겠지만 명목세율과 실효세율의 간극을 좁히는 것도 추진돼야 한다.

- 호남출신 대권주자는 당선가능성이 많지 않다는 정가의 시각이 있다. 극복 전략이라면.
이는 한국사회가 아직도 호남을 고립시키는 논리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한국사회에서 실제적 힘을 쥐고 있는 이들이 호남의 권력 창출을 배제하려는 속성도 있다.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패권적 시각이다.
호남불가론의 굴레에 호남사람 스스로도 일부가 동의하고 있는 부분도 문제다. 호남 스스로의 정당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한국사회에서 호남의 권리를 찾고 정권창출에 앞장서겠다,

- 역대 대통령가운데 닮고 싶은 대통령이 있다면 누구이고 그 이유는
(지체없이) 김대중 대통령이다. 정치뿐만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에 김대중 대통령은 민생과 민주주의와 인권을 일관되게 주장하셨고, 이과정에서 군부세력에 의해 여러 번에 걸친 고문과 살해시도를 겪었고, 군사재판에 의한 사형선고까지 당면서도 결코 좌절하지 않는 용기와 신념을 보였다.

전두환군부시절 사형 선고직전 최후진술에서 당시 군법무관으로 실시간 방송을 들었다. 그 당시 죽음을 앞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우리의 민주주의가 지금은 전두환 정권에 의해 암담하고 처참한 지경이지만 앞으로 10년안에 바뀔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것이 그분의 혜안이고 신념이다. 그리고 그분은 지나칠정도로 성실한 분이다. 필생을, 돌아가시기 전까지 매일같이 공부하고 수련하는 모습을 보였다. 각자 개성이 다 다르지만 필생을 정진하는 자세는 우리 모두가 본받아야 할 대목이라 생각한다.

- 대통령에 당선돼 국정을 운영하게 된다면 본인의 임기 후반, 달라진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사회를 고통에 빠트린 승자독식 약육강식의 사회, 부정과 비리, 정경유착 등 부정한 수단으로 치부하는 사회에서 차별없는 사회, 상생의 세상, 서로가 함께 잘사는 세상, 모은 이들의 존엄과 기본권과 인간다운 생활이 보장되는 세상이다.
최소한 그런 방향이 자리잡을 것이다. 법치가 성역없는 나라. 재벌이나 권력자도 만인과 함게 평등하고 엄격하게 적용받게 될 것이다.

의식주와 대별해 교직주를 보장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교육 직장 주거다. 교육은 누구나 열심히 하면 최고의 교육을 받고, 국민모두가 의지가 있다면 일자리를 찾을 수 있고, 최소한의 주거공간과 주거의 질을 보장하는 그런 사회를 구현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정치 관료 재계의 정관재계 카르텔을 해체된 그리고 재벌·검찰·언론·공무원 개혁이 잘 이뤄진 나라가 될 것이다.

- 국민께 지금 하고 싶은 말
앞서 말씀 드렸지만 승자독식 약육강식의 사회를 뜯어고쳐 함께하는 사회로 만들겠다. 국민혁명으로 불타오르는 이 기회를 잘 살펴 상생협력의 사회로 갈 수 있는 일을 만들어 가겠다.
정치에 의해 법과 제도를 만들어 재벌개혁 등의 개혁입법이 진행될 것이고 선거법 개혁을 통해 제도로 국민의 민의를 수용할 수 있는 체제 개혁에 또한 나서겠다. 국민 여러분께서 성원해 주시길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