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계의 큰 별이 졌다.

DJ정부시절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극복하는데 경제사령탑으로 일익을 했던 행정 및 경제통이다.

그가 걸어온 정부부처의 행적을 보면, 수많은 일들을 묵묵히 수행해온 전형적인 모범 공무원 출신임을 알 수 있다.

경제기획원 차관- 정보통신부 장관-청와대 정책기획수석- 청와대 경제수석- 재경부 장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국회에서도 17~18대 국회의원으로 활약하는 등 야당 내에서도 맹목적 좌파를 주장하는 이들에게 쓴소리를 거침없이 쏟아 낸 인물이다.

사범학교 졸업 후 초등학교 교사로 서울대 상대 만학도로 입학한 후, 행정고시를 붙을 정도로 당찬 그의 모습 뒤엔 항상 서민적인 모습이 묻어나던 아름다운 남자다.

“고향이 전라도 군산이어서 서울에 살 때 하숙집을 구하기 어려워 전전긍긍 했었다”는 그의 말 속엔 당시 사회분위기가 얼마나 호남지역을 배척했는지를 짐작케 한다.

홍어 애탕을 끔찍이(?) 좋아했던 강 전 장관. 그래선지 한정식 집을 즐겨 찾았다.

특히 한국고유의 소리 ‘창’을 유난히 사랑했던 그였기에, 어쩌다 한식집에서 마주친 소리꾼의 노래를 들으면 주머니 속에 노래 값을 몇 만원 슬쩍 넣어주던 인간미가 물씬 풍겼던 그다.

매사 냉정하면서도 실물경제에 초점을 맞춘 경제통이었기에 장기정책보다는 지금 필요한 정책을 다듬는데 온 힘을 기울였던 경제전문가다.

단지 그가 국회의원시절 민주당내 고령화(?) 찍어내기에 공천을 거부당하자 깨끗하게 정치판을 물러났다가 말년에 안철수 캠프와 새누리당에 입당해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것을 내내 괴로워했을 것으로 보인다.

군산 토박이로 민주당내 올곧은 소리를 주장했던 그가 여타 다른 당으로 옮겨갈 때까지 얼마나 회한이 있었으면 당적을 바꿨을까 하는 국민들 생각 마냥, 본인도 당내 배신행위에 많이 괴로워했다.

“오죽했으면 새누리당으로 갔겠느냐”는 생존시 푸념어린 말속엔, 당시 정치적인 찍어내기(?)가 짐작된다. 그래도 민주당을 아끼는 마음은 역력했다.

“정치는 백년대계를 바라봐야 합니다. 여야 모두 바른 곳을 쳐다보고 이를 무서워 할 줄 알아야합니다” 또랑또랑한 어조로 말속에 힘이 실렸던 지난해 봄 강 장관의 눈빛은 살아있었다.

‘선택과 집중’을 중시했던 그의 예전 별명은 ‘꾀주머니’로 한 때 대한민국 경제에 한 획을 그을 정도로 업적을 남긴 것은 사실이다.

74세 짧다면 짧은 생을 마감한 강 전 장관을 잃은 대한민국 경제가 더욱 추워 보인다.

(사설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