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는 총체적으로 단기 국정플랜을 재점검해야 한다.

인수위원회 없이 들어선 새 정부가 '국정기획자문회'란 급조된 조직을 구성했지만, 전략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내각에 현직 의원이 무더기로 배치되는 것만을 봐도 알 수 있다.

새 정부가 곳곳에서 과거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다. 이유는 한지붕 두가족이 ‘적과의 동침’을 하고 있어서다.

인사청문회 때문에 많은 후보자들이 고사하거나 기피하다 보니까 과거정부 장관들이 마지못해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다.

이러다보니 친문단체 및 일부 새 정부 일꾼들의 모습이 과하다 할 정도로 점령군 모습이 비쳐지고 있다. 이는 정말 주의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재계의 무조건적 적폐청산, 노총관련 인사만 국정자문위 영입, 비정규직의 정규직요구에 반항한(?) 경총의 괘씸죄, 사드 부실보고 엄중 문책 등 등 전반적인 흐름이 필요이상 자극하는 분위기다. 이는 결코 국정운영에 도움이 안 된다.

대통령은 넓은 범위를 포괄적으로 국정을 내다봐야 한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 측근들은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보좌의 냉철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

좋은 대통령은 훌륭한 장자방들이 있어야 가능하다. 대통령이 과하다 싶으면 진정시키고, 약하다 싶으면 팩트(fact)한 사실을 인지시켜주는 게 솔로몬의 지혜다.

새 정부 들어서서 굳이 알리지 말아야 할 국정관련 일도 너무 까발리다 보면 스스로 제 무덤을 팔수가 있다.

사드 추가도입 문제도 대통령 보고사항에만 집중하다 보면 자칫 한미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 당정청의 무심코 뱉은 미국 비하 발언이 한미외교에 금이 갈 수도 있다.

대통령이 화가 나서 격분할 때가 많다. 대통령도 인간이다. 참고 참다 보면 심한 말을 할 때도 있다. 이런 상황에 측근들은 강약을 조절해 줄줄 알아야 한다.

문대통령이 취임 후 국민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대통령 눈높이를 국민에 맞추고 있어서다. 측근들도 국민의 뜻에 시선을 맞춰야 한다.

작금의 한국사회는 국내외적으로 불안한 상황이다. 안으로는 청년층의 일자리 창출이 막혀있고 내수부진으로 경제가 꽁꽁 얼어붙어 있다.

외적으로는 북 핵관련 지뢰밭이 도처에 깔려 있다. 사드배치로 중국의 무차별 보복, 새 정부와 미국과의 갈등, 일본의 견제 등 어느 것 하나 자유로운 게 없다.

새 정부가 정상 운행하려면 내려놓을 것은 내려놔야 한다. 모든 패를 쥐고 그 패를 다 살릴 수는 없다.

법보다 앞선 서슬퍼런 권력을 휘두르는 순간 새 정부는 어려워진다. 그런데 그 권력을 들었다 놨다 하는 또 다른 권력들이 대통령을 부추기지 말아야 한다.

원칙을 중시하고, 한발 양보하고, 국민을 위한 국정운영에 임하는 자세가 새 정부가 취해야 할 자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