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신여자대학교 김호성 총장은 4차산업혁명시대에 능동적으로 대비하는 인재상으로 "사람과 사회적 변화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코딩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사진=정종희 기자>

[본지단독] 올해 10월 총장에 취임한 성신여대 김호성 총장은 우리 사회가 4차산업혁명시대로의 빠른 발전을 이루고 사회적 공존과 나눔을 통해 유토피아적인 미래가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기자가 몇가지 디스토피아적 이슈로 반론을 제기해도 김 총장은 인류가 이를 능히 극복할 것으로 예견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학이 해야할 임무는 "코딩마인드로 세상을 볼 수 있는 인재 양성'으로 꼽았다. 1시간30분정도의 긴 인터뷰는 잘 정리된 강의를 듣는 인상이었다.

- 새로운 총장으로서 역할론을 말한다면.
인간은 많은 정보의 네크워크 소통을 통해 정보화 밀집도가 보다 높아지고 창발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자의식이나 영혼이 찾아봐도 없지만 내가 나인지 알고 정체성을 갖고 있다. 뇌과학자들이 이를 창발현상, 뉴런이 계층화 되면서 어느 단계에 올라가면 의식이 생긴다는 것이다.

인공지능도 회로를 통해 다양한 네트웍을 연결하면서 스스로 학습하는 방식이 도출된다. 사람을 지시하는 것보다 각각의 생각을 연결하고 소통함으로써 집단의 창발적인 의식이 생기게된다. 이런 집단지성을 북돋아주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제가 할일이라고 생각한다.

학생시절 민주투사는 아니었지만 그동안 독선적인 학교운영으로 위에서 시킨 일만 하는 시스템에서 구성원간의 소통과 주인의식이 강조되고 있다. 지시가 아닌 밑으로부터의 의견을 집단지성으로 모아 회의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 4차산업혁명시대에 대학이 가야할 방향은.
공대에서 인공지능 등 컴퓨터 전공을 하다 사회대로 옮겨오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인간중심의 소통과 사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정립하게 되고 통찰력과 직관력을 가지게 됐다. 스스로의 삶이 융합이 됐다.
하나만 아는 시대는 이제 아니다. 학문연구는 이제 솔류션이 나와 있다. 따라서 통합적 사고가 중요하다. 그 방향으로 대학이 변화해야한다.
앞으로의 대학서열이 바뀔 것이다. 기존의 학문을 고집하면서 변화하지 않으면 지금 상위대학이라도 조만간 도태될 것이고, 하위대학이라도 혁신적으로 변화해서 미래를 보고 드라이브하는 대학은 신명문이 될 수 있다.

- 신명문으로 가기 위해 학문간의 융합을 필요하다는 말인지.
학문간의 융합만은 아니다. 단순히 융합만 가지고는 안되고 새로운 카테고리를 찾아야 한다. 앞으로 그런 분야가 쏟아져 나올 것이고 학생들도 그쪽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
유럽이건 미국이건 앞서가는 대학에선 4년간 졸업장을 받은 학생을 '지진아'라고 칭한다고 한다. 그전에 취업이나 창업을 해야한다는 방식으로 대학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대학이 전통적인 이론과 학문을 전달하는 시대가 아니라 새로운 창의적인 직업이든, 일이든 뭔가 만들어내는 시대다. 이를 메이커 교육이라고 한다. 유형이건 아니면 무형이건, 계속 만들어낼 수 있는 교육이 중요하다.

- 인공지능에 대한 조예가 깊다. 앞으로의 변화를 예상해보면.
터미네이터처럼 '강인공지능'으로 변화할 것이다. 요즘 유투브에 회자되는 로봇이 있다. 덤블링하는 로봇, 말처럼 뛰어다니는 로봇 등이다. 말로봇이 산에 오르는데 일부러 쓰러트리려고 막대로 때리면 쓰러진다. 그러면서 또 다시 균형을 잡는다. 덤블링 로봇도 여러번 넘어지는 과정을 거쳐서 완전한 덤블링 능력을 갖게 된다. 이 과정이 마치 인간의 학습능력과 비슷하게 진행된다.
인공지능(로봇)은 체력적으로 인간의 능력을 이미 뛰어넘은지 오래다. 학습능력부터 인지능력까지 이제 인간의 모든 능력을 뛰어넘는 방향으로 인공지능이 발전하고 있다.
기억과 검색능력은 이미 오래전에 뛰어넘었고 눈으로 보는 인식능력까지 인간을 쫓아오고 있다.
이제 인공지능은 육체적 능력과 지적 능력까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존재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 그렇다면 인공지능이 발전하는 인류의 미래는?
그 어느 때보다 세계가 하나로 소통되는 시대, 디스토피아가 아닌 유토피아로 본다.
인간은 인공지능을 제어하는 능력을 갖추고 지구의 생산력은 인공지능에 의존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인간은 재미와 놀이 유희를 즐기는 세상이 될 것이다. 그런 세상은 10년안에 올 것으로 예상한다.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을 포함한 모든 생산직과 전문직 노동자들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고 인간은 최종 싸인만 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쉽게말하면 양반(인간)이 상것(지능정보)을 거느리는, 인간으로 태어난 기득권으로 신이 내린 권리를 향유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탐욕스런 인간이 문제가 될 수 있는데, 그렇게 한 둘이나 한 집단이 이런 권리를 독차지하는 것이 분초단위 소통이 가능한 현시대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 4차산업혁명시대, 정부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정부주도보다는 민간과 대학주도로 이뤄져야 한다. 총장회의때도 분노가 자자하다. 손발이 묶인 상태에서 정부 지시중심으로 운영되면 창의성이 말살된다.
소수 몇몇의 머리로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정부주도로 4차산업혁명으로 진행하고 대학도 이를 따랐다가 실패하면 사회전체의 실패로 돌아온다.
수많은 대학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변신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것이 공통의 생각이다. 가만히 놔둬도 변화가 필수 불가결한 일이다. 정부는 기본적인 지원을 하고 스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대학의 4차산업혁명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지원역할을 해야 한다.
현재 답을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답을 찾는 과정이다. 다양한 시도속에 답이 나오면 그렇게 나갈 수 밖에 없다. 대학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 다 알고 있다.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

- 미래를 여는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생각은?
미국을 보자, PC와 스마트폰 운영체제, 오피스, 포토샵, 페이스북 등 하드웨어 위에 올라가 있는 소프트웨어는 거의 미국의 독점하고 있다. 미국의 21세기를 주도하면서 갖고 있는 SW파워다.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넷플릭스 다 미국기업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세대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 천재들이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 굵직한 ICT회사를 만들었다. 미국은 이런 인력이 부지기수다. 미래는 이런 소프트웨어적인 기반이 있는 맨파워가 주도한다.

요즘 핫 이슈인 소프트웨어 파워를 키우자해서 프로그램 코딩능력만 키우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코딩교육과정을 거쳐 전체를 볼 수 있는 문화적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을 키워야 한다. 세계를 주도하는 인물들은 이를 갖춘 인물들이다.
사람과 사회적 변화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코딩을 할 수 있는 사람을 키우는 SW교육이 돼야 한다.

- 학교운영계획 가운데 주요 이슈 하나를 꼽는다면.
과거 성신여대는 정체돼 있었다. 분규도 있었고 여대라는 한계도 노정하고 있다. 그래서 성신대로 바꾸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내년 민주총장이 선출되기 전에 구조조정과 데이타오픈해서 수익구조가 나올 수 있도록 구조조정을하고 여대문제도 공론화할 것이다. 남학생이 필요한데 학과에서 뽑지 말라고 강요할 수 없다. 여대의 전통성을 부인하진 않지만 언제까지 여대만을 고집할 수는 없다.
여대를 선도하는 이화여대의 경쟁력이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 지방의 여대도 다 사라지고 있다.
시대와 흐름을 반영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대학구성원)모두가 싫다면 어쩔 수 없지만 성신대 전환을 이슈화하고 구성원의 의견을 모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