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권을 매각, 자금을 조달하지만 매각기업이 특허는 그대로 사용하는  ’세일즈 & 라이선스 백(Sales & License Back)’ 방식의 첫 투자 성공사례가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우수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나 자금력이 약한 벤처기업들에게는 새로운 투자 방식이 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세일즈 & 라이선스 백’은 부동산을 담보로 이뤄지는 ’세일즈 & 리스 백’ 방식에서 담보물이 부동산 대신 특허로 바뀐 모델이다.

벤처기업인 인디텍코리아는 24일 최근 지식재산 전문투자기업인 아이-디스커버리(Intellectual Discovery:창의자본주식회사)에 특허를 매각하고 투자를 받았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기업인 3M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관련 제품 출시에 나서고 있다.

이번 투자는 부동산 등 유형자산이 아닌 특허와 같은 무형자산을 담보로 투자가 이뤄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담보물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 사례로 꼽힌다.

최근 지식재산권에 대한 담보권 설정을 가능하게 한 ’동산ㆍ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이 제정됨에 따라 관련 유동화가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이번 투자에 담보가 된 특허는 비정상 온도에 노출된 시간을 누적시켜 확인하는 지시계(TTI:Time-Temperature Indicator) 관련 기술이다.

냉장ㆍ냉동으로 유통되는 식품, 의약품 용기와 포장지에 부착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아이-디스커버리는 내부 지식재산권 전문가의 까다로운 특허 분석을 거쳐 투자를 결정했다.

아이-디스커버리는 TTI 기술이 유제품, 식육제품, 의약품에 응용할 수 있어 국내 시장 규모를 약 1000억원으로 추산했다.

해외 시장까지 포함하면 3조원 이상의 시장을 기대하고 있다.

’세일즈 & 라이선스 백’은 미국을 중심으로 지식재산권 투자의 한 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 이런 투자 방식이 적용돼 제품 상용화까지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모델은 투자자와 기업이 ’윈-윈’하는 모델이다.

특허를 보유한 기업은 특허라는 무형자산을 기초로 초기 투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은행 등 금융회사가 지식재산권을 담보물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이런 기업은 자금을 조달할 길이 막막했다. 특허권을 매각하지만 실시권은 그대로 해당 기업이 보유한다.

투자회사는 특허유지관리비를 부담해 기업이 특허전담 인력을 보유하거나 특허 유지비용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투자회사는 특허 라이선스를 기업에 넘겨주는 대신 라이선스료를 지급받는다.

고충곤 아이-디스커버리 부사장은 "특허권을 기반으로 중소기업 자금 유동성을 해결해주고 특허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모델로 관련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 세일즈 & 라이선스 백 (Sales & License Back) : 특허권 보유 기업이 특허권을 투자자에게 매각(Sale)하고 다시 라이선스(License)를 받아와 특허권을 사용하는 모델이다.

즉 협상에 따라 투자자에게 특허권 사용기간 동안 일정의 라이선스료를 내고, 일정 기간 후 자금 여력이 생기면 특허권을 재매입하는 옵션을 주기도 하는 형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