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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 시간 : 2008년 10월 09일 (목) 21:35: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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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이름부터가 ‘고약한’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9일 국감은 결코 예상을 뛰어넘지 못했다. ‘방송통신’은 ‘문화체육관광’에 기생했으며, 다시 ‘통신’은 ‘방송’에 묻혔다. ‘정보통신(IT)’은 어디에도 없었다.
방통융합 진작을 위해 6개월 전 어렵게 출범한 방송통신위원회였고, 이미 기대보다 우려가 많았다. 부처간 조직개편이 잉여를 떨쳐내는 ‘슬림’이라고는 하지만, ‘야욕’의 혐의를 배제하지 못했다.
지난 6개월, 방송과 통신을 아우른 방통위 행보는 우려에 대한 탄식만 더 많았다. 최시중 위원장은 굳이 ‘MB 멘토’를 숨기지 않았고, 방통위는 ‘유일 결실’인 IPTV에만 매달렸다. 방송의 공정성•공익성은 물론, IT 발전을 위한 산업적 측면의 정책적 배려 역시 전무했다.
가장 정치적이지 않아야 할 부처(방통위)가 가장 많이 정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방송 장악’ ‘IT 방기’는 이미 방통위 주변에서 익히 듣는 활어가 됐다. 정작 욕심 내야 할 IT는 놔둔 채, 가장 욕심내지 말아야 할 것에만 공력을 들인다는 비판만 늘었다.
방통위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국정감사였다. 17대 국회 말도, 탈도 많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는 올곧게 IT 전문 상임위였다. 치고 박고 싸워도 IT 내부 문제였으며, 실도 많았지만, 득 또한 적지 않았으리란 평가다.
18대 초기, 더 비대해진 부처에도 불구, 방송통신위원회는 상임위를 못찾아 전전하다 결국 ‘더부살이’를 택했다. 길어진 이름만큼, 위원회도 커졌다. 위원장 포함, 28명의 의원들은 그러나 첫 국감을 거치면서 ‘쪽수만 많았다’는 자조에 직면했다.
위원장은 야당 삿대질이 무서워 경위 보호를 원하고, 의원간 감정 섞인 고성이 오가는 풍경은 친밀도를 넘어서 과장으로 치달았다. 심문을 조롱하는 피감기관의 태도는 18대 들어 가장 강도가 셌다.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유인촌 문광부 장관의 답변 태도는 심문 폄하의 절정이다.
9일 방통위 국감은 애초 기대를 망실했다. ‘오마이뉴스 생중계’로 불거진 여야간 대립이 오전 국감을 파행으로 몰아넣었다. 가까스로 오후 4시 다돼 본 질의가 시작됐지만, 양도, 질도 함량 미달이었다.
이날 종일 ‘구본홍’만 화두가 됐다. 그나마 27명 의원 질의 중 변재일•이용경•홍사덕 의원 정도만 IT를 끄집어냈다. 그나마 변죽 울리는 정도. 깊이 있는 정책 질의는 이후에도 요원할 터였다.
국감을 왜 하나 싶다. ‘국감 무용론’이야 어제 오늘 일 아니지만, 18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기형적인 이름만큼이나 무용지물이다 싶다.
IT 없는 문방위 국감. 약속한 밤 9시를 넘겨서도 2차 회의 속개를 못하는 문방위원장만 “서둘러라, 시간 없다”를 반복하고 있다.
IT? 그게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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