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업률이 7.4%로 떨어져 적싱호를 보이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7월 미국 실업률이 전월보다 0.2%포인트 내려앉은 7.4%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상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기 직전인 지난 2008년 12월 이후 4년 7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올해 들어 고용시장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1년 전인 지난해 7월 미국 실업률이 8.2%였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 1년간 미국 경제가 월평균 18만9000개 일자리를 창출한 데 힘입어 1년새 실업률이 0.8%포인트 하락셈이다.

다만 일자리 창출 규모는 기대에 미치지 못해 다소 실망감을 줬다.

지난 7월 한 달간 창출된 일자리 숫자는 16만2000개로 시장 예상치(18만3000개)에 못미쳤다. 지난 3월 14만2000개 일자리를 창출한 이후 4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노동부는 5월과 6월 일자리 창출 규모도 당초 발표했던 19만5000개에서 각각 17만6000개, 18만8000개로 하향조정했다.

5ㆍ6월 두 달간 종전에 집계했던 것보다 일자리 창출 숫자가 2만6000개 줄어든 셈이다.

이처럼 지난달 일자리 창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빈약했음에도 실업률이 시장 기대(7.5%)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진 데는 장기실직에 따른 구직포기자가 늘면서 노동시장 참가율이 전월 63.5%에서 지난 7월 63.4%로 소폭 낮아진 점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실업률이 떨어졌지만 일자리 창출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아직은 연준이 공격적인 양적완화 축소를 촉발할 정도는 아니라는게 월가의 평가다.

BNP파리바의 줄리아 코로나도 북미지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7월 실업률 발표 이후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7월 고용지표가 최악은 아니지만 고용시장이 경제성장 둔화에 여전히 취약한 상태에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 같은 고용수준은 연준을 만족시킬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점에서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와 관련해)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일 것"으로 평가했다.

반면 실업률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기업들이 크지는 않지만 여전히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준 양적완화 축소 필요성이 여전하다는 분석도 있다.

콘퍼런스보드의 캐시 보스얀칙 거시경제분석 담당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연말께 양적완화 축소에 나서야 할 만큼 자생력을 갖춘 고용시장 개선 흐름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기대하는 만큼 실업률이 떨어지고 일자리 창출 규모가 늘어날 경우 연내에 양적완화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1일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내놓은 7월 제조업지수는 전월(50.9)보다 4.5포인트 큰 폭 오른 55.4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52)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지난 2011년 6월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제조업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ISM지수가 기준점(50)을 넘어서면 제조업 경기가 팽창국면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3분기 들어 최근 2년새 미국 제조업 경기가 가장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제조업 경기가 강하게 확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증세ㆍ시퀘스터(미국정부 예산삭감) 충격에도 소비자들이 여전히 지갑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한 달간 미국 내 자동차 판매량은 연환산 기준으로 1578만대를 기록해 2007년 이후 6년래 최대치로 치솟았다. 가계소비가 지속되면서 공장가동률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하반기 경기회복을 내다보고 기업들이 재고생산을 늘린 것도 제조업 경기 회복에 도움을 줬다.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고용시장이 완만하지만 지속적인 개선추세를 보이는 한편 제조업 지표도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올해 미국 경제가 상저하고(上低下高 ) 성장을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