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 일본 3개국의 외교 수장들이 만나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에 관해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5일(현지시간) 정의용 외교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이날 오전 런던 시내 호텔에서 회담을 했다. 이들은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참석차 런던을 방문 중이다.

교도통신은 전날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일정을 보도하면서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회동이 미국 측 제안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약 50분가량 진행된 회담에서는 미국이 검토를 마친 새로운 대북정책을 차질 없이 이행해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에 앉히는 방안이 논의됐다.

회담에 동석한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이 검토를 끝낸 대북정책을 설명했으며 이어 한미일 장관들은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 정책 연계가 긴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북핵 문제만 다뤄졌으며 중국 등 다른 이슈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그는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한미일 회동에 앞서 3일 가장 먼저 일본, 한국과 각각 양자회담을 하고 새로운 대북정책을 공유했다.

미국의 새 대북정책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실용적이고 조정된 접근을 통해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의용 장관은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가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방향으로 결정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모테기 외무상도 3일 북한과 이란을 주제로 개최된 G7 외교장관 실무 환영 만찬 후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대북정책 재검토에서 미국이 일본과 한국 양국과의 긴밀한 연계를 중시하면서 대처하는 것을 지지하고 환영한다"며 "계속해서 3국 간에 긴밀히 연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만찬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목표를 유지하기로 의견이 모였다고도 전했다.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은 작년 2월 독일 뮌헨안보회의 때 강경화 전 외교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 국무장관, 모테기 외무상이 회동한 이후 약 1년 3개월 만이다.

정 장관은 2월 취임 후 처음으로 모테기 외무상을 공식 대면했다.

정 장관은 한일 간 과거사 문제 해결 등 관계 개선을 위해 모테기 외무상을 언제 어디서든 만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일본이 응하지 않아서 취임 후 여태껏 통화도 하지 못했다.

정 장관과 모테기 외무상은 전날 G7 만찬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고 이날은 한미일 회담 후 장소를 옮겨 별도로 양자 회담을 했다.

이날 회의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인원이 통제됐다. 200명 수용 가능한 회의실에 크게 'ㄷ'자 형태로 책상을 배치했다. 마이크가 없으면 상대국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상황이다.

주최국인 미국이 가운데 앉고 양옆으로 한국과 일본이 마주 앉았다. 블링컨 장관 뒤의 3개국 국기는 주최국인 미국이 가장 왼쪽에, 이어 일본과 한국이 영어 알파벳 순으로 배치됐다.

회담은 시작 전 사진 촬영까지만 공개됐다. 미국 측 보안 검색과 통제에 따라서 진행됐으며 약 1분간 사진, 영상 촬영 후 모두 발언 없이 비공개로 전환됐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