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9.19∼22)를 1주일 앞둔 상황에서 수도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아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유행이 진정되지 않으면 지난여름 휴가철과 마찬가지로 추석 연휴 인구 이동선을 따라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감염 불씨가 옮겨붙을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초 본격화한 4차 대유행은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다시 수도권으로 중심 지역을 옮겨가며 지속해서 확산하고 있다. 두 달 넘게 네 자릿수 확진자를 기록 중이며, 특히 주간 피크 시점인 수요일에는 어김없이 2천명대로 치솟고 있다.

더욱이 내주부터는 백신 접종자에 한해 사적모임 인원 제한 기준이 일부 완화된 추석특별방역대책이 시행되면서 수도권 등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지역에서도 8명까지 가족모임이 가능해져 자칫 또 다른 불안 요인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추석 연휴 대규모 귀성·귀경 행렬을 통해 추가 확산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보고 연일 철저한 방역 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있다.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천892명이다.

직전일(2천49명)보다 157명 줄었지만, 1주일 전 금요일인 지난 3일(1천708명)보다는 184명 많다.

이날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 수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총 1천714명으로, 직전일 같은 시간의 1천765명보다 51명 적었다.

최근 밤 시간대 확진자 발생 추이를 고려하면 1천800명대, 많으면 1천900명 안팎에 달할 전망이다.

직전일에는 밤 9시 이후 127명 늘었다.

하루 확진자는 7월 7일(1천211명) 이후 66일 연속 네 자릿수를 이어갔으며, 이날로 67일째가 된다.

최근 1주간(9.4∼10) 발생한 신규 확진자만 보면 일별로 1천803명→1천490명→1천375명→1천597명→2천48명→2천49명→1천892명을 기록해 하루 평균 1천751명꼴로 나왔다.

이 가운데 해외유입을 제외한 지역발생 확진자는 일평균 약 1천720명이다.

지역적으로 보면 증가세가 주춤한 비수도권과 달리 수도권은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는 양상이다.

전날 신규 확진자 중 해외유입(35명)을 제외한 지역발생 확진자 1천892명 가운데 수도권이 1천386명(74.6%)이다.

확진자 수 자체는 1천400명대를 기록한 지난 8∼9일(1천476명, 1천407명)에 비해서는 다소 줄었지만, 비중은 직전일(69.7%)보다 4.9%포인트 높아졌다.

또 지난 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가 약 1천719.6명으로 집계돼 직전 주(8.28∼9.3)의 1천665.6명보다 54명 늘어난 가운데 이 기간 수도권(1천148.3명→1천218.3명)은 70.0명 증가했지만, 비수도권(517.4명→501.3명)은 오히려 16.1명 감소했다. 수도권이 전반적으로 환자 증가세를 주도하는 셈이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통제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최근 1주간 수도권의 인구 10만명당 1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는 4.7명에 달한다"며 "비수도권의 대부분 지역에서 (10만명당) 1∼2명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2배가량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통제관은 이어 "60대 이상 고령의 부모님이 아직 접종을 다 완료하지 않은 경우, 또 여러 지역에서 다수가 모이는 가족 모임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귀성·귀향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도 "추석 연휴에 이동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고향 방문 시 연로하고 건강이 취약한 고위험군과 접촉하는 과정은 감염 전파가 확산하는 기회(통로)가 될 수 있다"며 "1∼3차 유행보다 훨씬 더 큰 유행이 진행 중이고, 또 전파력이 더 강한 '델타형' 변이가 거의 100%에 가까운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수도권에서 다른 지역으로의 풍선효과가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