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본경선 여론조사 문항을 놓고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막판 타협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26일 오후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회의를 열고 국민여론조사(11월 1~2일) 문항의 최종 조율을 시도한다.

선관위는 가급적 이날 결론을 낸다는 방침이지만, 각론을 둘러싼 쟁점이 갈수록 늘어나는 양상이어서 막판 진통이 예상된다.

최대 쟁점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양자 가상대결을 할지, 당내 4지선다 방식을 할지다.

윤 전 총장 측은 '본선 경쟁력' 측정을 위해서는 이 후보와 1대 1 가상대결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4지 선다를 하려면 응답자의 정치 성향 등을 묻는 사전 질문을 추가해 역선택을 가려내자는 것이다.

통상적인 선거와 달리 역선택이 유독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민주당 지지층이 홍 의원에게 여론조사 지지율을 몰아주는 사태를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홍준표 의원 측은 4지 선다 방식이 적합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홍 의원은 이날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원 투표는 한번 하는데 여론조사 투표는 네 번 하나. 상식적으로 안 된다"며 "상식적 판단을 할 것으로 본다"고 양자 가상대결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또 다른 쟁점은 여론조사 문항에 이재명 후보의 이름을 넣을지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의 대선후보 적합성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에서 이 후보 이름을 포함하는 조사가 적절한지에 대해 유승민 전 의원 측의 문제 제기가 나오면서다.

이밖에 응답자가 '무응답'을 했을 경우 재질문을 할 것인지도 쟁점이다.

4지 선다의 경우 후보 4명에 더해 5번 문항에 '없음 또는 기타'를 포함할지도 전체 지지율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도부는 경선룰이 예측 가능한 방식이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준석 대표는 현충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선룰에 대해 극도로 입장 표명을 자제해 왔는데, 전례가 없는 안이 나오면 나중에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혼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과거 우리 당에 역사와 전통에 있었던 방법 중 선택해달라'는 정도의 주문은 선관위원들께 했다"고 말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에서 "역선택 논란들은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이 없는 논란이고 이미 그 논란은 다 종료된 것이므로 다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그런 문제를 다 고려해서 우리가 전통적으로 해 왔던 관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데일리안이 22∼23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1천2명을 상대로 실시한 정례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와 홍준표 후보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홍 후보가 50.9%를 기록해 35.3%에 그친 이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따돌렸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양자대결에서는 윤 후보가 45.9%를, 이 후보는 39.1%를 기록했다.

이재명 후보와 원희룡 후보의 가상 양자대결에서는 원 후보가 44.4%, 이 후보가 39.3%로 원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고, 이 후보와 유승민 후보의 경우는 이 후보 39.9%, 유 후보 37.4%로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이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은 내달 1∼2일 국민여론조사, 3∼4일 당원투표를 각각 한 뒤 그 결과를 합산해 5일 최종 대선후보를 결정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