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검토 안했다”는 발언을 두고 언론 및 정치권은 시각차를 나타내고 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상 보이콧이란 점에서 동맹국인 미국정부에서 볼 때는 불편함을 드러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는 겉으로는 표명을 하지 않았지만 속내는 거북하다 못해 불만스런 표정이 역력하다는 게 외교통들의 소식이다.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은 베이징 올림픽 외교 보이콧을 결정했고, 일본도 보이콧에 동침하되 올림픽위원회 회장만 파견하는 약삭빠름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보이콧 하지 않겠다는 직격 표현을 두고 성급하게 말을 했다는 여론이다.

물론 문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제관련 압박에 의식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도 이해간다.

그렇다고 대놓고 미국의 보이콧 입장을 단칼에 잘라 말하는 것은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대선을 둔 퇴임할 대통령으로서는 성급했다는 정치권의 평가다.

차라리 “좀 더 생각해 봐야 할 사항”이라고 말을 아꼈으면 어땠을까 싶다. 이미 토해낸 말을 갖고 토를 달아봤자 바이든 행정부 속내는 이미 좋지 않을 것이란 점은 확연하다.

이를 두고 국내 보수층들은 퇴임직전까지도 ‘친 미’ 아닌 ‘친 중’이라는 모습을 밝힌 것이라고 호들갑(?)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도 한 국가의 지도자로써 중국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 다는 게 엄연한 팩트(fact)다.

과거 ‘사드’ 설치 건으로 한국방문을 걸어 잠그고 경제 보복까지 나선 시진핑 정부의 노골적인 자세에 우리 정부가 곤경에 처한 적이 있다. 이런 점에 문 대통령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 간다.

그러나 동맹국 미국을 생각했다면 차라리 입을 닫고 “검토 하겠다”라고 했었다면 미중 갈등의 속에서 난처한 상황을 피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통령 임기가 고작 5개월 남은 시점에서 차기 정권에게 짐을 짊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다.

미국과 중국을 두고 어느 편에 설 것이냐는 두말 할 필요가 없다. 6.25 전쟁이후 동맹국인 미국관계가 먼저고 중국과는 상호 대립하지 않는 선에서 비껴가는 게 정답이다.

중국을 의식해 선긋기 하다가 미국이 뿔나면 중국보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엄청난 후폭풍이 우려된다는 사실이다. 

차기 대선이란 명분으로 대외외교에서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하면, 미중 양국도 이해하지 못할 나라는 아니다.

그런 점에서 외교적 정치셈법으로 어색한 자리를 침묵으로 대하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