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뉴욕타임스가 23일자 아시아판을 통해 비트코인을 캐는(mining) 한 업체를 자세히 소개했다.

비트코인은 2009년 익명의 프로그래머가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이름으로 개발한 가상화폐로,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문제를 먼저 풀면 받을 수 있다.

최대 2천100만 코인이 생산되도록 설계된 상황에서 현재 절반 이상은 채굴됐으며 남은 비트코인은 100년에 걸쳐 서서히 생산되도록 프로그램이 짜여 있다.

비트코인을 생산하는 업자(miner)와 비트코인을 사고 팔 수 있는 거래소가 등장했으며 향후 가치 상승을 노린 투기세력까지도 설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비트코인 생산업체인 '클라우드 해싱'의 사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면서 비트코인 생산과 생산업체 운영 방식 등을 다뤘다.

이 회사는 런던 HSBC 은행의 컴퓨터프로그래머였던 임마누엘 아비오던(31)이 만들었으며 현재 4천500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이 회사의 비트코인 생산 공장(mine)은 아이슬란드의 한 데이터센터에 있다. 100개의 컴퓨터가 노동자들이며 이들이 하루 24시간 쉴 새 없이 작업한다. 다른 광산보다 먼저 해답을 찾으면 25비트코인을 번다.

매일 만들어낸 성과물은 고객들에게 돌려준다. 지난 수요일에는 16만 달러어치인 225비트코인을 얻었다. 이중 20%는 회사가 갖는다.

클라우드 해싱은 연산력의 일부를 1년 동안 빌려주는 대신 999달러를 받는다. 비싼 가격이지만 컴퓨터를 살 수 없는 고객들에게는 과하지 않다.

아비오던처럼 비트코인 생산에 뛰어드는 사업가들은 최근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은 가상화폐 신봉자들은 아니지만 비트코인이 새로운 가상 결제 수단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컴퓨터를 활용하는 비트코인 생산은 에너지 사용량이 많아 에너지 사용요금이 수익성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요소이다. 아비오던이 아이슬란드에 공장을 세운 것도 전기가 풍부하고 전기요금이 저렴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또 북극해의 차가운 바람은 가열된 컴퓨터를 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컴퓨터가 하는 일은 복권번호를 추측하는 것과 비슷하다. 컴퓨터가 빨리 작동할수록 추측이 빨라지고 그만큼 비트코인을 획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생산업체들은 이 일에 맞게 특별히 디자인된 고가의 칩과 컴퓨터를 구입한다. 아비오던이 아이슬란드에 설치한 컴퓨터 1대는 오픈마켓에서 2만 달러의 가치가 있다.

뉴욕타임스는 아비오던이 사업을 키우게 된 과정과 향후 계획도 소개했다.

그는 2009년 처음으로 비트코인에 대해 들었을 때만 해도 신용사기라고 생각했으나 2010년에 비트코인의 가격이 오르는 것을 본 뒤 홈 컴퓨터에 무료 앱을 설치해 생산을 시작했다.

생산에 성공하자 친구들의 투자 문의가 이어졌고, 투자자들의 돈을 새로운 컴퓨터 구입에 활용했다. 이베이를 통해 13만 달러에 컴퓨터 2대를 구입해 캔자스시티의 한 데이터센터에 설치했다.

이것이 아비오던의 사업 시작이었다. 비트코인 생산에 관심이 있지만 컴퓨터를 구입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컴퓨터의 연산력을 빌려주는 내용의 사업이다.

아비오던은 2010년 10월에 컴퓨터 100대를 스웨덴에서 구입해 아이슬란드에 설치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몇개월만에 400만 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생산했다.

아비오던은 고객이 제기하는 일부 불만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 오스틴과 런던에 고객서비스사무실을 설치하는 데 4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또 현재 능력으로는 고객들의 수요를 감당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3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해 댈러스 근처 데이터센터에 또 다른 공장을 오픈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