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만한 운영으로 재정위기를 초래한 책임이 있는 26개 산하기관을 통·폐합하겠다는 경기도의 계획이 공염불인 것으로 드러났다.

도가 '시범케이스'로 추진하던 교육분야 공공기관 2곳의 구조조정 계획이 의회에 상정되지도 못한 채 해를 넘겼다.

이와 함께 나머지 24개 공공기관의 통·폐합은 차기 도지사의 몫으로 넘길 심산이기 때문이다.

도는 지난해 10월 1일 산하 26개 공공기관 가운데 기능이 겹치고 경쟁력이 없는 기관을 통·폐합하겠다고 밝혔다.

가용재원이 줄어든 상황에서 산하기관을 구조조정해 예산을 줄이겠다는 생각에서다.

도는 시범적으로 교육분야의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과 경기도청소년수련원을 하나의 조직으로 합치기로 하고 구조조정 계획을 세웠다.

평생교육진흥원이 청소년수련원을 흡수통합하는 방식이다.

통합조직은 이사장과 원장 각 1명에 총괄본부와 청소년수련본부로 구성했다.

현원 기준 그대로 통합조직 정원(64명)을 유지하되 지원부서(인사·회계·예산) 잉여인력은 사업부서 부족정원이나 신규사업 인력으로 재배치하기로 했다.

물품 구입 및 시설공사 등의 계약·지출 등은 행정지원실에서 총괄수행하고 직급조정과 수당 등 보수지급 기준을 개편해 단일보수체계도 마련하기로 했다.

도는 유사 기능의 두 기관 통합으로 교육과정 연계, 교육인프라 공유, 조직슬림화에 따른 경영 효율성 증대 등의 효과를 기대했다.

도는 이런 내용을 담은 통합조례안을 마련, 지난해 12월 도의회 정례회에 상정할 예정이었으나 도의회의 반대로 안건에 올리지도 못했다.

도의 첫번째 공공기관 통·폐합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나머지 24개 기관의 구조조정도 제때 이뤄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도의 한 관계자는 "공공기관 통·폐합의 필요성에 공감은 하지만 누구나 '총대 메기'를 꺼리고 있다"면서 "평생교육진흥원 통합은 올 초 다시 추진하고 나머지 공공기관은 차기 도지사에게 넘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