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SK브로드밴드가 개인정보 오남용 관련 약관을 개선한 데 대해 소비자단체들이 “뒤늦게나마 다행스런 일”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반면, 해당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는 “소비자단체 소송청구 취지와는 별개”라며 즉각 이를 반박했다.

경실련•녹색소비자연대•소비자시민모임•한국YMCA전국연맹 등 소비자 4단체는 8일, ‘SK브로드밴드의 개인정보 침해 약관 개정에 대한 소비자단체 입장’을 통해 “이번 약관 개정이 개인정보의 상업적 활용 관행을 바로 잡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공정위와 방통위의 지속적이고 철저한 관리감독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소비자단체는 SK브로드밴드가 개인정보유출로 방송통신위원회 등 규제기관의 시정명령에 불복하는 데 대해 지난해 6월, 소비자 1만여 명이 원고로 참여하는 소비자 피해보상 소송을 법원에 제기한 바 있다.

또 같은 해 7월에는 단체소송제도가 도입된 이래 처음으로 소비자단체소송을 제기했으며, SK브로드밴드의 문제약관을 공정거래위에 불공정거래약관으로 고발하기도 했다.

이에 작년 말 공정거래위와 방통위가 SK브로드밴드의 문제 약관조항을 수정하도록 권고하고, SK브로드밴드가 문제 약관조항을 수정하는데 동의해 마침내 7일 약관을 수정, 공고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문제의 약관 조항은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약관 제15조 제1항 3호로서 이전까지 ‘원활한 브로드앤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라는 포괄적인 표현을 ‘개통, 장애처리, 민원처리 등 계약의 이행을 위해’로 취급위탁의 범위를 명확하게 한정한 것이다.

경실련 등은 이번 약관조항의 개정을 통해 더 이상 상품판매, 고객유치 등의 업무인 텔레마케팅이 취급위탁이라는 명목으로 지속될 수 없음이 명확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들 소비자단체는 “이번 약관 개정이 개인정보를 텔레마케팅 용도로 쓰면서도 이를 취급위탁이라고 강변하는 그릇된 기업관행이 교정되는 적극적인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공정위와 방통위도 이를 계기로 관리감독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향후 개인정보유출 문제를 이유로 해지를 원하는 가입자들의 계약해지도 위약금 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는 같은 날, 이들 소비자단체가 언급한 ‘문제 약관조항’은 소비자단체소송에서 다투고 있는 사안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SK브로드밴드는 “소비자단체가 언급한 약관조항은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이냐 혹은 ‘취급위탁’이냐는 것과는 무관한 내용”이라며, “이번 약관 개정이 소비자단체소송 청구 취지와는 별개 사안으로, 개인정보 제공시 제공 사유를 구체화하는 등 취급위탁에 관해 명확히 명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