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前 KT 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검찰이 100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재판부는 증거부족으로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 김우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주요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한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참 아이러니다. 누가 봐도 명명백백한 횡령·배임 혐의를 판사가 법 테두리 안에서 보호(?)하고 나선 배경이 정말로 증거부족에서 이었을까. 솔직히 의문이다.

이 전 회장은 당초 14일로 예정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사유는 교체한 새 변호인과 변론전략을 세우며 심문에 대비해서란다. 이런 노력에 일단 구속을 면하게 됐다는 점에서 새 변호인은 대단한가 보다.

새 변호인은 구속이 확실시 된 상황을 반전, 구속을 면 할 만큼 법조계를 쥐락펴락 한단 말인가. 한국적 법조계만의 이상기류다.

앞으로도 KT CEO는 재임 중 비리 증거가 좀 부족(?)하면 구속은 안 된다는 전례가 보장 된 셈이다.

이번 영장실질 검사가 하루 늦춰진 배경에 의문이 간다. 14일을 피해 15일 밤늦게 조사를 받은 이석채 전회장의 행보는, 우연의 일치 치고는 박근혜 대통령이 외유를 떠난 시점과 일치한다.

박대통령이 인도총리와 정상회담을 위해 한국을 비운 사이, 이석채 전회장의 구속영장 실질 검사는 기각됐다는 게 묘하다.

만일 대통령이 국내에 있는 상황에서 이 전회장의 기각은, 사회여론 단체 및 각계의 비난소리가 일파만파 난리 났을 것이 짐작된다.

새 변호인은 여기까지도 계산된 운영의 묘를 발휘한 것일까. 참으로 대단하다.

하지만 하늘을 손으로 가린다고 가려지겠는가. 아무 죄도 없는 이 전 회장을 사회단체가 고발하고 검찰이 구속영장을 발부했겠는가.

물론 재판부가 이 전회장의 증거부족의 이유로 기각한 것은 고유권한이다.

그러나 빵 한 개를 훔쳐도 실형을 언도하는 사법부가 1년 넘게 사회단체 등이 이 전회장의 비리를 언론과 법에 알렸는데도 증거부족이라면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다.

그야말로 돈이 있으면 무죄, 돈 없으면 유죄란 말이 실감난다.

어찌 저런 한심한 결과를 빚은 검찰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그야 말로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니라면 이런 결과가 나올 리 만무하다.

이유야 어떻든 박 대통령이 외유를 하는 날 맞춰서 영장실질검사를 했다는 잔머리 뒤에는 5000만 국민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PCS사건 때도 미국으로 줄행랑 쳤던 이 회장이 몇 년후 무혐의를 받고 KT 회장에 등극한 것 자체부터가 인사 사고다.

한국의 무혐의 관행은 이번 기회에 철저한 재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죄를 지어도 걸핏하면 무혐의를 주는 한국 법조계의 관행을 이제 발가벗겨야 할 때다.

법은 모든 국민에게 평등해야 한다. 이석채 전 회장의 비리가 ‘증거부족’ 이라고 한다면 서민들과 중소기업의 경제사범은 왜 그리 독한 것인지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 전 회장의 죄는 재직 당시 KT 사옥 39곳을 헐값에 매각하고 계열사 편입 과정에서 주식을 비싸게 사거나 과다 투자해 회사에 100억 원대의 손해를 입힌 혐의다.

또 임직원들에게 상여금을 과다 지급한 뒤 돌려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다.

배임과 횡령을 합한 전체 범행 액수는 100억 원대 후반이라는 게다. 검찰 측 조사 내용이다. 그런데 이 모든 사실이 증거부족이라는 게다.

이 전 회장 검찰소환조사가 지지부진해서 증거인멸의 기회를 주고, 더불어 측근들 비리조사도 신속히 못해 증거인멸의 여유를 준 모습에 국민들은 기막혀 한다.

그러니 재판부가 증거부족이라고 하지 않는가.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꾸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가 사법부부터 정의를 불태울 때라고 본다.

(*** 사설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