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천연가스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가격 상한제와 관련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약 2주 뒤 정상들이 머리를 맞댈 예정이지만, 사실상 가격상한제를 두고 지속된 회원국 간 입장차만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체코 프라하성에서 열린 EU 비공식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가스 가격안정을 위한 구체적인 안을 수주 내에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 중 하나였던 천연가스 가격상한제와 관련해서는 이날 회의에서 각 회원국이 제시한 의견을 종합해 여러 가지 '옵션'을 마련, 추가 논의를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다시 한번 정상회의가 예정된 만큼, 가스 가격상한제 도입 여부는 이달 말에나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가스 가격상한제는 EU로 수입되는 천연가스 가격에 대해 상한선을 둬 단기적으로 급등하는 가격을 잡아 일반 가정 등의 부담을 줄여주자는 데서 출발했다.

그러나 수요와 공급 법칙에 따라 움직여야 할 천연가스 시장에 EU가 직접 개입함으로써 대체 수출국 입장에서는 EU 시장을 꺼릴 가능성도 동시에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까지는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독일 등이 가스 가격상한제에 대해선 줄곧 반대해온 것도 이런 맥락이다. 가격에 상한을 두면 대체 수출국들이 공급 확대를 꺼릴 것이라고 우려한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가 최근 가스 가격상한제 도입 가능성을 내비치긴 했지만, 단기간에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도 가격상한제 자체에는 동의하는 회원국 간에도 구체적인 범위와 방식을 두고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모든 회원국이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정확히 어떤 수단을 활용하는지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이클 마틴 아일랜드 총리도 합의가 도출되기 전까지 "수많은 (사전)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EU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재정 및 군사 지원을 약속하며 일치된 목소리를 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EU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