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초기 금융계의 요직을 독차지하면서 관치 논란이 일기도 한 '모피아' (옛 재무부 출신 관료) 세력이 최근 금융기관장 인사에서 사라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차기 한국은행 총재에 내정한 이주열 전 한국은행 부총재를 필두로 최근에는 외환은행장, 기업은행장 등 내부 출신 인사의 기관장 임명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

외환은행장에는 애초 경제 관료 출신인 윤용로 행장의 연임이 유력시되는 분위기였으나 김한조 외환캐피탈 사장이 내정됐고 애초 모피아 출신 인사들이 후보로 거론되던 기업은행장에는 내부 출신 권선주 행장이 작년말에 취임했다.

차기 한국은행 총재에도 모피아 출신 인사들이 후보로 거론됐으나 결국 내부 출신인 이주열 전 부총재가 낙점을 받았다. 

이와 관련, 경제 관료 출신의 한 인사는 "모피아 논란이 인 뒤에는 청와대에서 모피아 출신 인사를 꺼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며 "요즘은 능력이 있는 적임자여도 역차별을 받는다는 자조 섞인 얘기도 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국책 금융기관에도 민간 출신 금융인들이 최근에는 득세하고 있다.

지난 1월 기술신용보증기금에는 산업은행 수석부행장 출신의 김한철 씨가 이사장에 취임했고 공석 중인 수출입은행장에도 민간 출신인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