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통합을 선언한 지 일주일 가까이 흘렀지만, 구체적인 성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양측이 세부 쟁점에 발목이 잡혀 정작 핵심인 새정치 콘텐츠나 정강정책 등에 대해선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하자 이러다가 창당선언 후 반짝 상승한 지지도를 다까먹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양측은 애초 7일 회의에서 창당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물론 새 당의 틀을 제시할 당헌당규위원회, 당이 지향하는 가치를 담아낼 정강정책위원회 등을 출범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통합방식 등 국민의 관심과는 동떨어진 사안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헛바퀴를 돌면서 불협화음만 부각됐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위원장까지 절충에 나섰지만 돌파구를 찾는데 실패했다. 특히 민주당 해산이냐 아니냐, 당대당 통합이냐 흡수통합이냐 등 양측의 정치공학적 논의만 난무했다는 지적이 많다.

김 대표와 안 위원장 중 누가 통합신당의 법적 대표를 맡느냐, 새 당의 당명은 뭘로 하느냐 등에 대해서도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사이 정강정책·당헌당규 논의는 물론 새정치의 구체적 실천과제를 제시하는 비전위원회 구성도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지방선거가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천 룰'에 대한 혼선도 여전한데다, 현안에 대한 메시지를 조율하는 정무기획단도 잘 작동되지 못하는 양상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야권 안팎에선 부진한 협상에 국민의 피로감만 쌓여 통합 선언 이후 잠시 올라간 야권 지지율이 '도루묵'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7일 TBS라디오 '퇴근길, 이철희입니다'에 출연, "지금 지지율 상승은 합당선언으로 전당대회에 준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며, 조정기를 거쳐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세세한 문제로 논란을 벌이지 말고 두 지도자가 전국을 돌며 각계각층을 만나는 등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통합신당은 처음부터 '5대5'라는 지분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예상대로 창당 방식과 관련한 자존심 싸움에만 몰두해 새정치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민생현안도 뒷전이 됐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통합신당은 국민에게 여전한 정치개혁의 대상으로 비쳐질 것"이라며 "지지율 상승도 '깜짝효과'로 끝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