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생중계된 윤석열 대통령의  국무회의에서의 23분간 한일관계 국민 설득은 국민들이 목말라했던 내용을 그나마 이해시켰다고 본다.

어찌 보면 가뭄에 단비를 적신 대국민 발언이다. “현재와 과거를 서로 경쟁시킨다면 미래를 놓치게 될 것”이라는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의 말을 인용한 것은 과거에 발목을 잡혀서는 안 된다는 요지다.

물론 일본 정부가 지난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 2010년 ‘간 나오트 총리 담화’를 빗대 역대 정부 입장을 계승하겠다고 간접적으로 밝힌 것은 ‘옥에 티’다.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가 직접 사과를 했으면 한국 국민이나 강제징용 피해자나 유족의 강한 반발을 어느 정도 삭힐 수 있었을 것으로 감지된다. 이 부분은  아쉬움이 낳는 대목이다.

그래도 윤대통령이 모든 비난과 오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악화된 한일관계를 더 이상 미루지 않고 우호적인 관계회복에 나선 것은, 미래 한일관계에서 오는 '경제적-군사적' 측면을 고려한 국익차원에서의 결단으로 보인다.

단 21일 윤대통령의 발언을 한일정상회담 하기 전에 대국민 담화로 사전에 적극적으로 이해를 시켰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또한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을 아우르는 메시지가 한일정상회담에서 적극 비쳐줬더라면 하는 부분이다.

윤대통령이 일본의 과거사 잘못을 덮고 미래를 위해 한일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한 절차로 이들 피해자와 유족을 더욱 보듬어주는 발언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특히 한일 정상 간의 만남에서 비쳐주었다면 작금의 여론이 이렇게까지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란 점이다.

하지만 이번 윤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은 한국에 처한 현실과 향후 한일관계를 호전시키면서 이뤄야할 미래지향적인 측면을 다뤘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했다.

한일관계 악화에서 오는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해 소통의 문을 활짝 열고 '화해와 용서'라는 것을 제시하며 더 큰 미래지향적인 일에 상호 협력하는 것을 국민들에게 호소한 것이다.

한일관계가 악화될수록 양국 모두 불필요한 견제와 감정대립은 상호 국익손실이다.

바로 이 점을 소통과 화합으로 한일관계 정상화라는 큰 물줄기를 터놓겠다는 게 윤석열 정권의 의지다.

한일관계를 정치적 잣대로만 보지 말고 미래 국익차원에서 언젠가 누가 총대를 메야하는 것을 윤 대통령이 먼저 짊어진 셈이다.

야당도 ‘굴욕외교’ 운운 할 게 아니라 자신들의 집권 여당시절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게 한 결과를 봐서라도 국익차원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것이 외교다. 한발 물러서면 두 발 나갈 수 있는 물꼬를 트는 게 외교다. 그 외교에는 국민, 정치권 등 모두가 화합해야 한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