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영국, 스웨덴, 오스트리아, 루마니아 등 유럽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10일(현지시간) 한 총리는 오후 3시10분께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의 헨리 코안다 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향했다.

한 총리는 6박8일 순방 기간 20명이 넘는 각국 정상급 인사를 만났다.

유럽 국가들과 양자 회담에서는 방위산업, 원자력 발전, 신재생 에너지, 배터리 등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늘려 가겠다는 각국의 의지를 확인했다.

영국 찰스 3세 국왕 대관식 참석을 계기로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릴레이 교섭도 펼쳤다.

◇ 스웨덴·오스트리아·루마니아 "韓, 유럽의 중·러 의존 낮출 파트너"

한 총리는 순방 기간 올리버 다우든 영국 부총리,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 니콜라에-이오넬 치우커 루마니아 총리와 각각 회담을 진행했다.

회담의 공통 주제는 방위산업, 원자력 발전, 신재생에너지 기술 협력이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이 한국과 협력하려는 의지가 이전보다 강하게 드러났다고 순방에 동행한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다우든 영국 부총리는 한 총리에게 "한국과 사이버 안보, 경제 안보, 에너지 안보 등 총체적인 안보 협력 강화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한국과 방위산업 분야 협력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특히 "유럽 국가들이 경제 분야에서 특정 국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한국과 관계를 심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전지, 수소연료, 전기모빌리티, 배터리 등에서 오스트리아의 중국과 대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파트너가 우리에게는 한국"이라고 말했다.

치우커 루마니아 총리는 "루마니아의 에너지 독립성과 안정성을 강화하고자 한국과 원자력 프로젝트 분야를 함께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총리 역시 유럽 정상들에게 "공급망 회복 등 경제안보, 방위산업,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고 요청했다.

한 총리는 또 "유럽 국가들이 자유, 민주주의, 인권, 법치주의 등 가치를 공유하는 한국과 미래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 심화에 따른 경제안보 위기 상황에서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나 중국 대신 자신들과 비슷한 가치를 공유하면서 '기술 국가'로 평가되는 한국과 협력관계를 갈망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 英 찰스 3세 대관식 계기 정상급 20여명 만나…부산엑스포 지지 요청 이번 순방 첫 일정인 영국 찰스 3세 국왕 대관식은 각국 대표 200여명이 참석한 대형 행사였다.

한 총리는 이 기회를 이용해 런던에서 3박4일간 정상급 20여명을 만났다. 특히 2030년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교섭을 진행했다.

대관식 전날인 5일 버킹엄궁 리셉션(환영행사)에서 한 총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 한정 중국 국가 부주석, 자그딥 단카르 인도 부통령,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등 8개국 대표와 같은 방에 배정됐다.

한 총리는 이들 모두에게 올해 11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년 엑스포 개최지로 부산에 한 표를 던져달라고 호소했다.

이튿날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대관식에서는 귀빈 대기 공간에 머물던 1시간 15분 동안 포르투갈, 도미니카공화국, 베트남, 온두라스 등 11개국 정상급 인사들에게 부산엑스포 '틈새 홍보'를 했다.

아프리카 국가들과는 릴레이 면담도 했다. 한 총리는 영국에서 말라위, 시에라리온, 감비아, 잠비아의 정상급 인사와 가봉 환경산림장관을 만났다.

아프리카 정상들은 한 총리에게 한국의 경제 발전 경험을 공유받고 배우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도 "내년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와 2030년 부산엑스포를 통해 아프리카와 중장기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발전 경험을 공유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 IAEA에 "日 오염수 방류에 韓 전문가 지속 참여" 요구

한 총리는 순방 기간 국내 현안 해결을 위한 면담 및 간담회도 진행했다.

한 총리는 두 번째 방문국인 스웨덴에서 이 나라 정부 당국자들을 만나 저출산, 입시, 노사문제 등에 대해 조언을 들었다.

세 번째 방문국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핵·원자력 관련 국제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사무총장과 면담했다.

한 총리는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에게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검증 문제와 관련, "한국 전문가와 연구소의 지속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하는 경우 IAEA 차원의 강력한 대북 규탄 메시지를 발신해달라는 당부도 했다.

한 총리는 로버트 플로이드 CTBTO 사무총장에게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시) 북한 핵실험 탐지 및 분석 결과를 한국 측과도 신속하게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