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와 무소속 오거돈 후보의 단일화 합의가 불과 3시간 만에 번복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개혁과제에 대한 합의를 단일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김 후보 측이 담판을 요구한 오 후보 측을 "무례하다"고 비난하며 협상 제안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김 후보 측은 이날 오후 7시께 오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가 오후 10시께 협상 제안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 측은 "개혁과제에 대한 합의가 단일화의 전제조건이라고 설명했는데 오 후보 측은 이에 대한 최소한의 동의와 실천약속도 없이 무조건 일괄타결을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는 선거승리를 위한 정치공학적 양보를 요구하는 무례한 욕심의 발로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단일화 과정이 더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오 후보 측이 단일화 협상을 환영하면서 개혁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없이 "조속한 시일 안에 단일화를 성사시키기 위해 단일화 방식을 포함한 제반 문제를 오늘 밤이라도 일괄타결하자"고 제안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그러나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김 후보의 지지율이 오 후보에 크게 뒤지자 경선에서 패배할 것을 우려, 꼬투리를 잡아 단일화 합의를 깬 게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오 후보 측은 김 후보 측의 협상 제안 철회에 대해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게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

두 후보가 막판에 극적으로 타결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지만, 김 후보의 입장선회로 야권후보 단일화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게 지역 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의 맞대결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6·4 부산시장 선거는 3파전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