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체들이 잇따라 결합상품을 출시하면서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사용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각 사는 초고속인터넷과 휴대폰을 함께 쓸 경우, 최대 50% 할인이 가능하다는 점도 빼놓지 않고 있다.

어떤 조건으로 어떻게 가입을 해야 절반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까. 아쉽게도 각 사업자들이 제시하는 ‘50% 할인’은 ‘인터넷 3년 약정’, ‘ 5인 가족구성’ 또는 ‘가입연수 30년’ 등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해야 가능하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일부 비판은 여기서 비롯된다. 실제 이 서비스 적용 대상은 극히 일부일 것이라는 지적이며, 결국 사업자 마케팅의 한 수단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인터넷과 휴대폰 함께 쓰면 ‘절반’= 현재 각 사의 ‘50% 할인’ 결합상품은 초고속 인터넷과 이동전화 5명을 묶는 결합상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SK텔레콤 경우, 가입기간 합산이 기준이다.

SK텔레콤은 가족 구성원의 휴대폰과 SK브로드밴드 초고속인터넷 가입기간을 합산, 10년 미만 경우 휴대폰 기본료와 초고속 월 이용료가 각각 10% 할인된다.

합산기간이 10년 이상 20년 미만이면 20%, 20년 이상 30년 미만은 30%, 30년 이상이면 최고 50% 각각 할인해 준다.

결국, 가족구성원 모두의 초고속인터넷과 이동전화 가입기간이 30년 이상일 경우, 각각 절반의 할인이 이뤄지는 것.

이 결합상품은 가족 가운데 통신서비스 장기 가입자가 많을수록 유리하며, 휴대폰과 초고속인터넷 모두 약정기간이 없어 중도해지할 경우, 할인 혜택만 줄어들 뿐 위약금은 없다는 게 장점이다.

이 경우, 세대와 관계없이 직계가족이면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KT 결합상품은 KT 인터넷 한 회선에 붙는 휴대폰 가입자수가 늘어날 때마다 요금 할인폭을 높여 최고 50%까지 할인해 준다.

가족 명의로 가입한 경우, 통화할 때 집전화와 이동전화 간 통화료까지 50% 추가 할인이 이뤄진다.

초고속인터넷이 3년 의무약정으로 중도해지시 위약금 부담이 크다는 게 단점, 주민등록등본상에서 동일세대 가족 5인이어야 가능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LG 결합상품은 할인폭을 가입기간에 따라 정하지 않고 휴대폰 가입자수가 많을수록 할인율이 높다.

따라서 휴대폰에 처음 가입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유리하며, 초고속인터넷과 휴대폰 1대를 묶으면 초고속인터넷 월이용료의 15%，휴대폰 기본료의 10%가 할인된다.

가입 휴대폰수가 2개면 휴대폰 기본료와 초고속인터넷 이용료를 20%씩 할인되며, 휴대폰 가입자가 최대 5명일 때 최고 50%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LG그룹은 이밖에 초고속인터넷과 이동전화 5명, 인터넷전화 결합시 각각의 기본요금 50%를 할인해 주는 또 다른 결함상품(TPS)도 함께 출시했다.

이 같은 할인 혜택은 초고속인터넷 3년 약정을 전제로 하며, 초고속인터넷 약정기간 중 해지시 위약금이 발생한다.

한편 각 통신사에 따르면, 전체 결합상품으로 할인 서비스 혜택을 받는 가입자 규모는 2월말 기준 SK텔레콤 171만명, KTF 126만명, LG텔레콤 15만명이다.

올해 말 기준 예상 가입자 수는 SKT 200만명, KTF 230만명, LGT 35만명.

◆“50% 할인? 꿈도 꾸지마”=그러나, 이들 통신사들이 제안하는 ‘50% 할인’ 결합상품 경우, 현실성이 많이 떨어진다고 이용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SK텔레콤 경우, 세대와 관계없이 직계가족이면 가능하지만 번호이동이 빈번한 현실에서 가족5명의 사용연수가 30년 이상이 되기는 쉽지 않다는 것.

또, KT는 주민등록등본상 동일세대 가족 5인으로 제한돼 핵가족 구성원으로 할인 혜택을 받기가 쉽지 않다는 게 불만 요인이다.

이는 통계청이 2007년 11월 발표한 ‘2005~2030 장래가구추계 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이때 전국의 평균 가구원수는 2.83명으로 조사됐다.

또한, ‘가구원수별’로 유형을 보면, 4인가구(26.9%), 2인가구(22.5%), 3인가구(21%), 1인가구(20.1%), 5인가구(7.5%)의 순으로 나타나 5인가족 혜택은 최대 7.5% 수준에 불과 할 것이란 예상이다.

LGT의 경우, 대상자가 본인 가족 및 본인의 부모, 형제•자매와 배우자 부모에 한하며, 이를 증명하기 위한 가족관계증명원을 제출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결합상품에 의한 할인율 경쟁으로 소비자 편익에 이바지 할 것으로 예상되던 요금정책이 명분만 갖고 실효성이 없어 이용자를 우롱하고 있다”며, “사업자들은 현실성 있는 요금 정책으로 소비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결합상품 50% 할인을 앞세우기 전에 높게 책정된 기본료와 가입비를 인하하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