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에 통신사업자가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수사기관 등에 의한 통신감청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가 7일 발표한 ‘ ’08년 하반기 감청협조, 통신사실확인자료 및 통신자료 제공 현황’에 따르면 문서기준으로 2007년 하반기 526건에 비해 3.4% 증가한 544건으로 집계됐다.

또한, 전화번호 수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3106건 대비 8.8%가 증가한 3379건이었으며, 문서 1건당 전화번호수도 5.90건에서 6.21건으로 5.2% 증가했다.

기관별 감청 건수를 보면 전년도 동기 대비 검찰은 6건에서 12건으로 100%, 경찰은 42건에서 43건으로 2.4%, 국정원은 455건에서 481건으로 5.7% 증가한 반면, 군수사기관은 23건에서 8건으로 65.2% 감소했다.

▲ 출처 :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수단별로는 전년도 동기 대비 유선전화는 200건에서 254건으로 27% 증가, 인터넷 등은 326건에서 290건으로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출처 : 방송통신위원회

한편, 통화일시, 상대방 전화번호 등을 제공하는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건수는 문서건수 기준 11만 261건으로, 전년 동기 9만 924건 대비 21.3% 증가했다.

아울러, 가입자의 단순 인적정보를 제공하는 통신자료 제공건수는 문서건수 기준 24만 3334건으로, 전년 동기 19만 6874건 대비 23.6%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기관에 의하면 "통신수단의 급속한 발달에 따라 지능화•첨단화되고 있는 강력범죄 증가 추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통신수사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번 통신비밀 제공 협조현황은 기간통신 79개사업자, 별정통신 34개사업자, 부가통신 42개사업자 등 총 155개 사업자의 보고를 받아 집계됐다.

이에대해, 국정원대응모임은 7일 국회 국민은행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가지고, 국정원을 위한 통신비밀보호법 개악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국정원대응모임은 지난해 전화번호/ 아이디 등을 대상으로 감청 건수가 지난해 사상 최초로 전체 9000건을 돌파해 시민들의 통신 비밀이 극도로 침해돼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려했다.

또한, 국정원 감청건수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전체 감청 건수 가운데 98.5%를 차지하는 등 감청 집행 기관으로서 압도적인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정원대응모임은 현재 국정원 관련 개정안 5개가 4월 국회 통과를 위해 상정 중이라며, 이번 국회에서 5개 법안이 통과될 경우 통신감청은 국정원의 손발로써 국민에 대한 전체주의적 감시 통제 도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