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mystery)가 난무하고 있다.

왜 죽었는가. 자살인가 타살인가. 유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의 대상자는 누구인가. 그의 비호세력은 어디까지 뻗쳐 있는가. 알면 그야말로 ‘폭탄’이다.

그가 죽었다는 사실하나만으로도 기쁨일 게다. 유 회장에게 녹을 먹었던 세력들은 쾌재를 부를게다. 그게 이번 사건의 실체(?)다.

유병언 사건을 바라보며 느낀 것은 국가의 총체적 부실이다. 한마디로 국가가 이래도 되는 것인지 말문이 막힌다.

박근혜정부만이 아니다. 역대 정권부터 국가 기능을 예전부터 잃었다.

한국사회에 만연된 부정부패. 돈과 권력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라도 하는 사회. 이런 사회가 되기까지 우리는 너무도 무책임한 세월을 보냈다는 게다.

두 눈 뜨고 세월호가 가라앉는 것을 쳐다봤다. 그리고 유병언 검거에 검·경의 무능함에 또 할 말을 잃었다.

얼마 전 인사청문회서 국민들은 개탄했다. 비도덕적인 총리, 장관후보 등을 억지로 임명하려다 국민에게 몰매 맞은 게 청와대다. 그래도 책임지는 사람 없다. 이것이 우리정부의 현주소다.

세월호는 관피아 적폐, 사회전반의 부조리, 탁상공론의 공무원능력, 도덕 불감증, 무책임한 직업정신 등 많은 문제점을 쏟아냈다.

세월호 참사 100일째다. 시들하다. 유병언 죽음도 100일 지나면 잊을게다. 또다시 관피아 등 부정부패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일상으로 복귀할 게다.

정치권은 아무런 일 없는 듯 여야 당리당략만 챙길 게다. 4년마다, 지방자치선거마다, 재보궐 선거마다 똑 같은 철새정치인들의 모습은 똑같을 게다. 국민들은 또 개탄할 게 확연하다. 이런 시스템 책임은 정치권이다.

한국사회의 중병은 정치권에서 시작된다. 정경유착 등 모든 부정부패가 정치권에서 관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정치권과 관은 재계로 뻗어있다. ‘정경 마피아’ 물밑관계가 사라지지 않는 한 부정부패는 쳇바퀴다.

모든 중병에는 원인이 있다. 정치권의 권력집중은 결국 사회전반에 부정부패와 관계가 맺어있다. 이는 인사부정에서부터 연결고리가 시작된다.

정부부처 국장급 까지도 청와대가 인사를 좌지우지 한다. 장관은 허수아비다. 해서, 작금의 권력구조 속에서는 도덕불감증이 치유될 리 없다.

박대통령은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드는 사회를 강조한다. 그런데 비정상적인 인물들이 자리마다 가득하다. 그래도 못 바꾼다.

무엇이 한국사회를 부정부패와 도덕불감증에 시달리게 하는 것인가. 돈과 권력이다. 이는 부정부패의 원기소다. 그것을 보여준 게 세월호 사건이다.

유병언이 사후 남긴 족적(足跡)이 있다. 도망가면 안 잡힌다. 검찰과 경찰은 핫바지(?)다. 정치권 갑을유착은 을이 먼저 죽는다. 범인을 잡으려면 가족을 철창에 가둬라. 검찰과 경찰은 배반한다. 죽을 때는 명품 입어라. 비밀 벽장은 검경이 못 찾는다. 정말로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나온다.

세월호 사고발생 100일 동안에도 끊이지 않은 사건 인재사고가 비일비재하다. 그런데도 제대로 수습되는 게 하나도 없다.

이유는 명료하다. 책임지는 사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병언 죽음은 뻔한 미스터리다.

(사설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