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심상찮다. 경기침체가 바닥을 치고 있다. 국민들 가계빚이 천정부지다. 중산층은 이미 무너지고,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의 사회로 치닫고 있다.

대기업은 투자를 꺼리고, 중소기업 외주물량도 문을 닫고 있다. 중소기업은 월급이 밀리고 있고, 빚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미래가 불투명하다. 결국 중소기업은 일거리가 없고, 자금난으로 쳇바퀴를 돌고 있다. 대학졸업 인재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는 이유다.

서민들은 은행권 대출로 카드깡에 사채까지 기댈 정도다. 결국 이자에 이자까지 몸살을 앓고 있다.

공공요금은 치솟고, 세금폭탄은 식을 줄 모른다. 살길 막막한 이들은 범죄에 쉽게 노출된다. 범죄가 점차 황폐해 지는 게 바로 생활고에 시달려서다.

올 한해 세월호 여파로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지 오래다. 설상가상 세월호 참사- 청와대 문건 노출- ‘땅콩 회항’ 조현아사건 등으로 이어진 악재는 정부나 국회가 서민경제에 신경 쓸 여유조차 없었다. 이러니 경제관련 국회 상정 안건은 개점휴업 상태다.

그래서 2015년 을미년 청양띠 해에 최대 걱정거리가 단연코 경제다. 국민 대다수가 작금의 경기침체와 가계부채에 부정적인 시각이다.

최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기업인들의 가석방을 청와대에 건의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여야 정치권은 물론 사회단체 등 찬반여론이 일고 있다.
더욱이 ‘땅콩 회항’ 조현아 사건이 벌어진 ‘갑질’ 때문에 재벌에 대한 여론이 안좋은 시점에서 기업인 가석방은 때가 안 좋다는 게다.

물론 맞는 얘기다. 걸핏하면 재벌가의 특별사면은 ‘특혜’라는 잣대란 점에 구설수에 올랐던 게 사실이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등 많은 재벌가들이 ‘특사’의 혜택으로 덕(?)을 본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 부총리의 기업인 ‘가석방’ 건의는 의미가 다르다. ‘사면’이 아닌 ‘가석방’이란 점이다. 죄를 사해주는 게 아니라, 가석방을 통해 조금이라도 국가경제 살리기에 힘을 쏟아 달라는 주문이다.

그 만큼 경제 불황의 탈출구를 찾아보자는 애쓰는 모습이다.

현재 SK그룹의 최태원(54)회장, 최재원(51)부회장과 CJ그룹 이재현(54)회장, 이호진(52)전 태광그룹 회장, 구본상(44) 전 LIG넥스원 부회장 등이 대표적인 가석방 대상이다.

그중에서도 SK그룹 최태원 최재원 형제는 각각 23개월, 21개월 수감생활을 지냈고, 구본상 전 LIG부회장도 26개월의 수감생활을 지냈다.

CJ 이재현 회장은 3심을 진행 중으로 4개월의 수감생활을 했고, 전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도 3심이 진행 중으로 63일간의 수감생활을 했다.

쉽게 말해 최태원, 최재원 형제와 구본상 부회장은 수감기간이 길다는 점에서 가석방을 통한 경제활동에 참여토록 하지는 취지다.

반면 이재현 회장과 이호진 회장은 수감생활이 짧아서 가석방이 아닌 사면밖에는 해당될 수 없다는 여론이다.

결국 형기를 반쯤 치룬 기업인들을 사면이 아닌 가석방으로 경제활동에 참여, 재계의 투자활성화 등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자는 의도가 김무성 대표나 최경환 부총리의 의중이다.

물론 재벌의 죗값을 치루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재벌들을 국민경제에 다소라도 일익 하도록 참여시킴으로써,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기회를 주는 한편 재계의 활력을 불어 넣어 주자는 논리다.

특히 한국의 재벌구조는 총수가 부재시 정상경영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래서 여야가 조금씩 다르지만 기업인 가석방에 입을 여는 게 아닌가 싶다.

이들의 죄는 미워도 죄보다 더 큰 국가경제에 도움이 주는 것이라면, 운신의 폭을 넓히자는 게다. 법의 한도 내에서 이들이 국민경제에 도움이 되는 ‘솔로몬의 지혜’를 짜내는 방안도 경제 살리기에 한 방책이다.

 (사설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