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이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휴면카드에서 불법으로 수십억원의 연회비를 챙긴 것으로 드러나 논란.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카드사들은 휴면카드 통지 일정을 일부러 늦추는 방법으로 연회비를 규정보다 더 받아온 것으로 나타나.

신용카드 표준약관에서는 카드사가 1년 동안 사용 실적이 없는 카드에 대해서는 회원에게 한 달 이내에 알려줘 카드를 계속 사용할지, 해지할지 의사를 묻는 절차가 있어.

카드사들은 이 과정에서 1년을 계산할 때 해당 날짜부터 적용하지 않고 그달의 가장 마지막 날부터 한 달 안에 통지하는 ‘꼼수’를 사용했다고.

해지 의사를 늦게 확인할수록 연회비를 더 받을 수 있어.

예를 들어 정상적인 절차일 경우 이번달 5일이 미사용 1년째 되는 날이라면 다음달 5일 안에 휴면카드가 됐다는 사실을 알려야 하지만 카드사들은 통보 기준일을 임의로 이달 31일까지 늦춘 다음, 여기에서 한 달째 되는 시점인 3월1일 정도에 통보해 최대 한 달 가까이 연회비를 더 받아.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이 2012년 10월 휴면카드 강제 해지 대책을 시행한 이후 줄곧 이 같은 방법을 사용해 온 것으로 밝혀져.

휴면카드는 2012년 9월 말 2420만장에서 작년 9월 말 952만장으로 줄었으며 신용카드 한 장당 연회비가 6500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40억원에서 최대 79억원의 이익을 챙긴 것으로 추정돼.

카드사들은 휴면카드가 됐다는 사실을 늦게 통보하면서, 휴면카드라도 연회비가 빠져나간다는 사실은 안내해주지 않아 휴면카드가 되면 연회비를 내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한 네티즌은 경기 침체에 따른 카드 사용량의 감소로 꼼수를 통해 푼돈이라도 모르려는 정성이 기특하다며 만약 자신의 카드도 휴면 처리되면 연회비 나가는 것을 방관하고 있을지 궁금하다고 비아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