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중국 시진 핑 주석과의 동북아시대 공동경제협약을 이루는 한편, 미국과의 ‘혈맹다지기’ 워싱턴행을 함으로써 '1타2피'의 정치적 경제적 채널을 소통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과의 친분은 김정은의 대남 도발을 염려해 둔 ‘미적분방정식’이었다면, 미국과의 최고혈맹관계는 남북통일의 근본적 군사력을 밑바탕에 둔 기존 ‘수학의 정석’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은 일본을 통한 중국의 견제가 속내다. 중국은 북한보다 남한을 택함으로써 미국과 일본을 모두 견제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모두 ‘경우의 수’를 읽고 있다.

정치적인 것을 떠나 이미 경제적 차원에서 볼 때 중국은 북한을 버린 패다. 히든카드(?)로 써 먹기는 이미 ‘득보다 실’이 많다는 계산을 끝낸 셈이다. 북한은 아무 때나 달래고 겁줘서(?) 다룰 수 있다는 것이 중국의 속내다.

따라서 중국은 죽어있는 패보다는 살아있는 패, 즉 한국이란 카드가 당장 필요한 것이다.

이는 마오쩌둥과 시진 핑의 차이다. 필요한 패를 우선 취한다는 ‘선자 동타’ 타짜의 경제법칙을 시진 핑은 꿰뚫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 측에서 볼 때 일본은 어떨까. 예전 같으면 경제대국이란 차원에서 접촉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몸과 마음은 불가분 (不可分)함수관계다. 필요하지만 나눌 수 없다는 게다.

이유는 아베 정부다. 일본이 군사력강화로 중국의 영토를 주장하는 등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는 점에 시진 핑 입장에서는 굳이 가깝게 대할 필요가 없다는 모습이다.

가뜩이나 대동아전쟁 때 대량학살과 생체실험, 위안부 등의 과거사를 반성하기는커녕 신사참배로 자극하는 아베정부 모습에 굳이 일본과의 우호적일 필요가 없다는 게 시진 핑 생각이다. ‘만만디’를 하지 않겠다는 중국의 변화다.

이렇게 볼 때 한중, 미일, 한미, 중러, 북중 5각 관계는 첨예한 정치적 경제적 ‘2차 미적분방정식’을 풀어가야 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5개 국가 공히 이윤 없는 외교를 할 리 없다. 그런 점에서 5개국의 쓰리쿠션 외교는 ‘영원한 적도 우방도 아니다’라는 초현실적인 관계를 드러낼 것으로 짐작된다. 상호 필요한 소통관계이지만, 손해 보는 장사를 할리 없다는 것이다.

변수가 북한이다. 김일성 시대의 ‘썩어도 준치’가 아니라 ‘문제아’ 북한의 이미지다. 3대 세습의 공산주의를 보는 중국과 러시아도 썩 내키지 않는 모습이다.

그러나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아직도 중국과 러시아가 남다른 계산(?)을 할 수 있다.

‘개똥도 약에 쓴다‘고 북한에 대한 이용가치를 중국과 러시아가 이문을 따져본다는 것은 당연하다. 조금씩 눈감아주는 이면에는 훗날 경제실리를 챙길 수 있어서다.

이렇게 복잡다단한 남북한 관계 속에 미중러일 4개국과의 이해득실을 따져봐야 하는 박대통령의 정치적 외교는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분명한 것이 있다. 예전처럼 무조건 친미도 아니고, 금새 가까워 질 중국도 아니다 라는 점이다. 러시아는 더더욱 그렇고, 일본의 관계개선도 풀어야 할 문제가 산더미다.

동북아 시대를 여는 한국입장에서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전략적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 안전한 미래를 걸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상대국 눈치만 바라보는 시대는 지났다. 우리도 필요한 것만큼 택하는 현실적인 외교를 해야 한다.

박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은 이런 시각에서 새롭게 조망(眺望)할 필요가 있다.

이번 미국을 방문하는 박대통령이 '연미화중'(聯美和中)을 할 것이라고 한다. 즉 미국과 연대하고 중국과 친화하는 외교정책이라는 것이다.

말은 좋지만 어찌 보면 양쪽에 기대는(?) 모습이 너무 초라하다.

한국은 동북아시대의 경제적 파트너, 남북통일의 시너지 극대화 국가, 한반도 남쪽의 안보 데드라인, 일본의 육로 무역의 시발지역, 중국과 일본을 잇는 중계지역 등 다양한 호재를 낚을 수 있다는 점을 당당히 밝혀야 한다.

취사선택하는 것은 그들 4개국 몫이다. 우리가 끌려 다닐게 아니라, 필요해 의해서 접근토록 하는 외교채널의 지혜로움을 발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