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공공기관의 5곳 중 1곳 꼴로 독자 생존능력을 상실했다는 것은, 정부가 감독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결론이다.

방만한 경영에 대해 지적을 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대부분 공기업·공공기관장이 낙하산인사(?)로 영입됐다는 점에서다. 결론은 경영능력이 뒤떨어지기 때문이다.

현정권 들어서서 세월호 사건 이후 ‘관피아 적폐’를 근절하겠던 의지는 말뿐, 곳곳에 관피아 국피아(국회) 청피아(청와대)들의 ‘돌려막기식’ 인사 관행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결국 공기업·공공기관의 적자 상태는 가속화되는 우를 범했다. 이로 인해 정부산하기관까지도 ‘피 같은 국민혈세’로 모은 국가예산을 물 쓰듯이 펑펑 써대는 상황이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런 점에 공기업·공공기관을 민영화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민영화가 어려우면 ‘독립채산제’ 운영으로 완전히 탈바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래야 책임경영을 할 것이고, 낙하산 인사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발탁되는 구조로 전환될 것이라는 주문이다.

특히 정부가 공기업 및 정부산하기관의 중복된 업무를 방치할 경우, ‘좀비’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우려된다.

따라서 중복기능의 공기업·공공기관은 물론 산하기관까지 완전한 통폐합을 해야 한다.

정부의 국장-실장-차관-장관직의 퇴직 후 계급별 낙하산 인사는 한국사회를 좀먹는 ‘좀비’의 근원이다. 이 체계를 바로잡지 않으면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전반에 걸쳐 ‘좀비’현상은 더욱 심화될 게 확연하다.

수십년 공직생활 후에 낙하산으로 공기업·공공기관에서 전전하다가, 그 것도 모자라 협·단체장까지 70세 가까이 돌려막기 인사에 특혜를 받는 인물들이 아직도 도처에 가득하다.

이런데도 정부는 ‘관피아 적폐’ 운운한다는 것 자체가 국민을 철저히 기만하는 일이다.

해외의 특정대학 출신들이 정부 상위 직을 독점하고 있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학연- 지연- 혈연 등의 철저한 ‘그들만의 리그’가 독식으로 운영된다는 것을 국민들은 훤히 알고 있다.

작금은 인터넷 세상이다. ‘신상 털기’로 전 세계 정보가 속속들이 모아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공기업·공공기관이 국민혈세에 의존하는 것은 어제 오늘일이 어니다. 그런데도 과감하게 구조조정 못하는 이유가 한국판 ‘관시’가 복잡다단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정부가 남은 임기동안 이 문제만큼은 매듭져야 한다. 특히 박대통령의 “비정상적인 사회를 정상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임기 초기의 의지를 결자해지(結者解之) 해야 한다.

일자리 창출, 노동법 개선, 서민경제 안정화 등 달콤한(?) 정치적 미래실현 말보다는 한국사회의 ‘좀비’현상이 빚어내는 근본적인 문제점부터 찾아내 시정하는 게 옳은 수순이라고 본다.

바로 그 것이 공기업·공공기관· 산하기관 및 협· 단체의 총체적 구조조정이다. 그 조정은 통폐합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시행하면 수백조원의 천문학적인 국가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그런데 이를 알면서도 시정하지 못하는 계절이 또다시 돌아오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안티’ 표심을 우려한 집권 여당과 정부가 할리 없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는 끊을 수 없는 게 작금의 한국정치다.

현재 공기업·공공기관의 190곳 중 40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실정이다. 이런 사회를 언제까지 두고 보아야 할지 염려스럽다.

(사설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