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춘진 보건복지위원장은 "경제적·사회적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는 먼저, 사회구성원을 아우르는 촘촘한 복지인프라 구축 등 사회안전망을 확대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 조세정의에 기반한 공정한 세금 부과를 통해 복지재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본지단독]더불어민주당 김춘진 의원은 19대 국회 후반기 보건복지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는 3선의 중진이다.
故 김대중 전 대통령 주치의 출신으로 “자네가 국회의원으로 정치 시작하면 정책 한 우물 을 파고, 꾀로 할 생각은 말게”라는 조언과 함께 김 전 대통령의 권유로 17대 총선을 통해 정계에 입문한 일화가 유명하다.
그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서 18대 의정평가에서 여야를 통털어 전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19대에 들어서도 입법발의가 137건에 이른다.
국회에서 '일꾼'으로 통하는 김 위원장과 '아듀~19대 국회'를 주제로 신년인터뷰를 진행했다.

- 다사다난했던 19대 국회에 대한 감회를 말한다면?

어느덧 19대 국회가 거의 다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19대 국회의 주요 쟁점 법안들은 답보되거나 백지화되기 일쑤였고, 민생과 경제에 큰 도움을 드리지 못했다고 생각됩니다.
먼저 국민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리게 돼, 국회의원 294명 중 한 명으로서 진심으로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다행히 최근 정기국회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법안들을 상임위원회에서 심사하여 통과시켰고, 그 결과, 향후 의료계에 큰 변화를 일으킬 '국제의료사업지원법'부터 '전공의특별법'까지 굵직한 법안들이 본회의 문턱을 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소수의 취약계층인 한센인들이 인간으로서의 기본권을 향유할 수 있도록 발의한 '한센인 특별법'이 드디어 본회의를 통과하였습니다. 그리고 말기환자가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하고 품위 있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는 '연명의료법'도 얼마 전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하여 조만간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듯 소정의 성과를 거두었으나 아직도 보건복지위원회에는 1,327건(12월 28일 기준)의 민생법안이 계류 중에 있습니다. 제19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그날까지 국민의 보건복지를 증진시킬 수 있는 유익한 법안들을 하나라도 더 발굴하여 통과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 19대 국회 의정활동 가운데 가장 의미 있는 일이 있다면?

'암관리법 전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여 국민 모두가 호스피스완화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암관리법 전부개정법률안'의 핵심내용은 2가지입니다. 하나는 말기환자 범위를 뇌졸중, 치매, 후천성면역결핍증, 파킨슨병 등의 비암성 질환들까지 확대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말기환자가 사전에 본인 상태에 대해 의료인의 설명을 충분히 듣고 완화 의료에 관한 사전의료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또한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도 대표 발의해 말기환자의 완화의료를 요양급여 대상으로 추가하여 말기환자 및 가족들이 완화의료를 이용하는데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국민 누구나 존엄하게 생을 마감할 권리가 있기에 2015년 4월 1일 이 법을 대표 발의하였으며, 12월 9일 보건복지위원회에 통과되었습니다. 19대 국회에 이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보건복지위원장으로서 힘쓰겠습니다.

- 19대 국회 의정활동 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쉬움이 가장 많이 남는 법안은 지난 9월 23일 대표발의한 '신원불상변사자 디엔에이데이터베이스의 구축 및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보호에 관한 법률안', 일명 '성인실종자법'과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입니다.
일반 성인실종자의 경우, 한 해 6만여 명에 달하는 실종자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수색·발견·복귀 등에 대한 별도의 법률적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실종자의 발견 및 신원확인을 위한 DNA 데이터베이스 구축 자체가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이러한 법적·제도적 미비점은 결국 개인적·국가적 차원의 다양한 문제를 야기합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지난 국정감사 당시 관련 주제를 다룬 정책자료집 《성인실종자 신원확인의 필요성과 법제화 방안》을 발간하고, 이어 법의 적용대상을 성인실종자까지 확대하는 '실종아동법' 개정안과 신원불상변사자 시스템 구축을 위한 '성인실종자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조속한 통과가 필요한 법안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소관 상임위원회에 상정만 됐을 뿐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어, 과연 제19대 국회 내에 통과가 될 수 있을지 염려스럽습니다. 조금 더 일찍 입법적 조치를 취하지 못한 점에 아쉬움이 많이 들지만, 제19대 국회 임기 마지막 날까지 법안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 우리사회에서 심화되고 있는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대안이 있다면?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에 드는 경제대국이지만, 사회적 양극화의 심화로 불평등이 전반적으로 커져, 빈곤층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5년 빈곤통계연보'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소득불평등을 나타나는 지니계수가 소득과 지출 측면 모두에서 정체 중이거나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소득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고, 복지적 측면에서 포용해야하는 빈곤층 인구가 늘어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동북아의 경제 허브로 발돋움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발전가능성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경제적·사회적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는 먼저, 사회구성원을 아우르는 촘촘한 복지인프라 구축 등 사회안전망을 확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복지 예산이 뒷받침 되어야하며, 조세정의에 기반한 공정한 세금 부과를 통해 재정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노동 여건을 개선해야합니다. OECD의 '고용전망 2015'에 따르면, 한국의 최저임금 또는 그 이하 노동자 비율은 14.7%(2013년 기준)로 OECD 조사대상 회원국 20개 나라 가운데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한국 노동자의 7명 중 1명꼴로 '최저임금 이하'를 받고 있는 것이며, 이는 주요 20개국 평균(5.5%)의 2.7배에 이르는 수치입니다. 최저 임금의 인상과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시정하여, 개인의 권리신장과 함께 개인의 소비력을 키워, 우리나라의 허리인 서민과 중산층을 보호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마지막으로 노후소득보장체계의 확립입니다. 지난 8월 말 기준 국민연금 수급자의 수급액이 월평균 34만6480원(노령연금)에 불과합니다. 이는 통신비와 공과금을 내기에도 부족한 금액입니다. 이러한 노년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연금수급액을 점차적으로 높이고, 연금을 납부할 수 있는 기간을 늘리기 위하여 입직연령을 차츰 낮춤과 동시에 최대한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고령자와 노인일자리 확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 올해 4월에 치러질 20대 총선에 대한 전망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내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현재 안철수 의원을 비롯해 10여명의 의원들이 탈당했고, 오는 12일 현역의원평가결과가 공개되는 전후로 탈당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야권의 분열로 인하여 ‘일여다야(一與多野)’ 총선 구도는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최근 문재인대표가 당을 재정비하고 결속을 다지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고, 천정배 의원은 최근 인터뷰에서 선거연대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신당이 생겨나더라도 총선에 임박하여 일여다야 극복을 위한 다양한 연합이나 연대가 이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상황을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앞으로 대한민국 국회가 가야할 방향이라면?

 국회는 국민의 대표자들이 국회의원이란 신분으로 모여 국민이 낸 세금이 올바로 사용되는지, 그리고 행정부가 국민 위에 군림하지 않는지를 감시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에 따르면 국회가 정부기관과 단체 중 가장 낮은 신뢰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는 국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국회가 가장 시급히 해야 할 일은 바로 국민의 신뢰 회복입니다. 국민이 뽑아준 대표자의 집단이 가장 낮은 신뢰를 갖는 다는 것은 아이러니라 할 수 있습니다. 국회는 스스로 혁신하고 기득권을 먼저 내려놓음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쌓아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