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고문의 정계복귀를 바라보는 국민시각은 덤덤하다. 직설적으로 표현한다면 별 관심이 없다.

손 전 고문은 지난 2014년 7·30 재보궐선거에서 수원정 지역에 출마해 낙선, 그 다음날 바로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배경은 끝내 대권 꿈 못 이룬 것이었다.

이달 31일 이면 만 2년이 되는 시점이다. 해서 정계복귀가 여기저기 흘러나오고 있다.  50여명의 손사모(손학규를 사랑하는 모임)를 바탕으로 다시 정계에 발을 딛는다는 것이다.

한데 문제는 손 전 고문이 정계를 은퇴한 적이 없어 보인다. 강진에서 칩거 중인 그는 실제 은퇴라기보다는 본인의 존재를 알리려는 행동을 꾸준히(?) 보여 왔다는 점에서 국민대다수가 손 전 고문의 정계은퇴는 뻥(?)이란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 사실을 손 전 고문만 모른다. 본인이 조급해 보이며 더불어민주당 또는 국민의당에서 불러주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혹여 친정집 새누리당에서도 모셔가는 생각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손 전 고문이 느껴야 할 게 있다. 바로 국민정서다. 본인이 2014년 재 보궐선거에서 대권은 커녕 국회의원에서 낙선을 했던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가끔 국민의 표심은 변덕스럽지만, 국회의원으로서의 기대밖에 인물이라면 낙선이란 회초리를 든다. 그 매가 바로 손 고문에게 내렸던 국민의 심판이었다.

정계를 완전히 떠나겠다던 그가 2년 만에 다시 복귀한다니 과연 국민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어떨까. 아직도 손학규를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차라리 2년 동안 강진이 아닌 서울에서 봉사활동 또는 국민들을 위한 사회운동을 하는 진정성이라도 보였으면 어땠을 까 싶다.

2년 동안 강진에서 정치권 행사에 들락날락 하면서 정치권 눈치 보랴 국민들 시선 챙기랴 하는 모습 속에서 과연 국민들이 손 전 고문을 차기 대권후보로 보겠는가.

작금은 3김(김대중 김영삼 김종필)시대와 다르다. 은퇴했다가 정계복귀를 밥 먹듯이 하는 시대는 아니다. 국민들이 정치를 바라보는 수준이 이제는 국회의원 뺨치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손 전 고문이 정계를 은퇴한 배경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서 떨어져서다. 그런데 마치 대한민국의 정치를 위해 마지못해 떠난 것처럼 착각이 든다. 그가 그렇게 행동하고 있어서다.

“떠나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 아름답다”는 고 이형기 시인의 말이 새삼스럽다.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는 정치적 욕심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어서다. 뭇 정치인들이 그랬듯이 그도 정계은퇴-번복을 자신의 정치연장에 도구로 이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손 전 고문이 능력이 없다는 게 아니다. 4선 의원(14, 15, 16, 18대)에 경기도지사까지 지낸 그의 나이가 1947년 생 70세다. 정치경력에서 볼 때 원로다. 그 원로가 정계은퇴를 번복하면서 다시 링에 오르는 모습이 측은하다.

재보궐 선거서 탈락했다고 정계복귀를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여야가 아수라장판이 정치판에 또 다시 나서려는 손 전 고문에게 과연 여야 3당이나 국민들이 마음의 문을 열지는 미지수다.

만에 하나 내년 재보궐 선거서 또 탈락한다면, 대권후보는 물론 그의 정치경력에 비참한 말로를 겪어야 한다는 것이다.

차라리 정치권에 복귀하려면 그만 뜸 들이고 서둘러 행보를 결정해야 한다. 오히려 그 것이 예전 손학규다운 모습이다.

손 전 고문을 여야3당이 반기는 이유는 하나다. 각 당 모두 일회용 정치선전물에 이용할 수 있어서다. 즉, 은퇴했던 정치권 원로도 우리당을 택했다는 당 선전물이란 것이다.

대권주자 손학규가 아닌 손학규는 그냥 손학규다.

(사설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