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황창규 회장의 연임을 놓고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문제가 되고 있다는 최근의 언론보도는, 우리사회가 너무 근시안적인 감정에 휘둘리는 것 같아서 걱정이 앞선다.

어느 기업이 대통령 수석비서관이 전화해서 요구하는 사항을 과연 거절할 수 있을까. 답은 없다.

적어도 일국의 대통령이 지시한 것처럼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전화를 걸어 협조 아닌 압력(?)을 행사한다면 그 누가 이를 못하겠다고 하겠는가.

KT는 역대 최악의 경영난을 가중시킨 이석채 전 회장의 과거를 뒤로한 채, 황 회장의 취임 후 상당 부문 경영안정을 꾀해왔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황 회장은 취임 후 이 전 회장시절 비선실세들의 압력으로 부풀어있던 낙하산인사 관행을 철폐했고, 수많은 비상근 고문직 자리도 폐지했다.

임원들의 턱없는 성공사례 보수 및 임금도 삭감해 KT의 경영안정화에 힘을 기울여왔다.

특히 이 전 회장이 노른자위 부동산을 몽땅 처분하면서 빈껍데기만 남은 KT를 살리기 위해 불필요한 사업을 중단하고, 선택과 집중의 ‘돈 되는 사업’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최순실 측근 부당 임원인사 및 광고수주 비리 사건에 연루돼 재임이 어렵다는 것은, 모처럼 기사회생중인 KT살리기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과 다름없다.

경영을 잘하고 있는 CEO를 청와대 압력에 굴했다는 이유로 연임을 해선 안 된다는 논리는 억측이라고 본다.

기업은 돈을 잘 버는 게 목적이다. 그래야 고용창출이 되고 부가가치 높은 이윤으로 계열사, 협력사, 협력사의 협력사까지도 경영이 안정되는 것이라고 본다. 그 만큼 CEO의 역량은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기업의 구조를 볼 때 경영능력이 뛰어난 CEO를 최순실 사건과 연루해 싸잡아 매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요즘 청문회장에 나온 재벌 총수들의 모습도 똑 같은 처지다. 대통령이 불러서 협조를 하라는데 못하겠다고 말하는 재벌총수가 어디 있겠는가 말이다,

왜 대통령과 수석비서관에게 왜 협조했냐고 야당 정차권이나 이를 비판하는 이들이 있다면,  과연 이런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 반문하고 싶다.

압박을 가한 대통령이나 청와대수석들이 나쁜 것이지, 이들에 협조를 해줬다는 죄목(?)으로 법적으로나 인사 상에 불이익을 받는다면 너무하다는 표현 밖에는 할 말이 없다.

그런 식이라면 그동안 역대정부로부터 청와대에 협조했던 이들도 모두 단죄를 해야 한다.

‘협박 같은 압력’을 받은 재벌총수 또는 CEO들에게 왜 협조를 했냐고 묻는 법을 들이댄다면, ‘대통령협조 부정청탁금지법’이라도 만들어져야 한다.

경영능력이 탁월한 CEO연임을 청와대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죄를 물어서 못하게 한다면 어리석은 처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