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전에서 이스라엘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경기 내내 투수 오승환을 제외한 7명투수가 하나같이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해 포볼을 주는 난조를 보였다.

타격도 김태균 이대호 중심타자들이 저조한 바람에 최근 야구게임 중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개막전에서 보여준 한국 대표선수들의 문제점은 팀워크, 연습부족, 감독능력 등이 절대 패인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야구와 정치가 비슷하다는 점이다.

야구와 정치는 1인이 좌우한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정치는 지지율 놀음이다. 한 사람이 잘하면 팀은 유명해진다.

야구 게임의 작전은 코치가, 결정은 감독이 내린다.
정치 협상은 원내대표가 하고, 결정은 당대표가 내린다. 문제는 감독이나 당대표는 나잇살이 기본이다. 두 사람 모두 고령화(?)다.

4번 지명타자가 있듯이 정치엔 비례대표가 있다. 돈과 인맥이 따라다닌다. 급할 땐 바꿀 수 있는 카드다.

승리와 패인요인도 똑 같다.

이번 WBC 개막전에서 진 이유는 하나다. 감독능력, 연습부족, 팀워크가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다.

우리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당대표와 원내대표의 능력, 소통부족으로 계파간 갈등, 전문성 결여로 상임위 의정활동에 늘 구멍이 나 있다.

이기는 게임 승리요건은 투수가 잘 던지거나 타자가 잘 때려서다.
정치도 매 한가지다. 선거에 이기려면 개인역량이 뛰어나거나 민심을 어루만질 줄 알아야 한다.

이번 WBC 개막전 패배와 작금의 한국정치는 더더욱 비슷하다.

하나도 바뀌지 않은 예전 그 선수에 감독 스타일, 공격과 수비의 단순한 패턴, 이로 인한 한계에 부딪친 모습 뒤엔 매너리즘(mannerism)이 배어있다.

정치를 보자. 늘 ‘그 나물에 그 밥’의 국회의원. 낙선해서도 또 당선되고, 이당 저당 옮겨 다니며 부지하고, 계파 찾아 줄서기로 수 십년 똑 같은 짓(?)을 반복하고 있다.

결국 틀에 박힌 일정한 방식이나 태도로 신선미와 독창성을 잃는 게 한국야구대표와 한국정치가 너무 흡사하다.

변명도 같다. 야구게임서 지면 몸이 아파 슬럼프가 주된 이유다.
선거서 지면 몸을 사려 선거운동을 못했다는 게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