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대통령특보(외교통일안보)가 귀국, 기자들과의 대담을 보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문 특보가 방미 기간 논란을 빚은 '워싱턴 발언'을 두고 "학자로서 얘기했을 뿐 이게 큰 문제가 되나"라고 의아해 하는 모습을 바라본 기자들의 생각은 어이없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대통령특보’가 아니라 ‘교수’라고 부르짖는 그에게 왜 청와대가 그런 보직을 주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청와대 일각에서 문 특보가 월급을 받는 것도 아니고 그냥 단순하게 고문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이가 없다.

그렇다면 미국체류 비용은 누가 냈고, 대통령 특보보다는 학자라고 우기는 그를 왜 미국방문길에 주선했는지 궁금하다.

본인이 한말이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모른다면, 그야 말로 특보는 커녕 교수자격도 없다고 본다.

귀국해서 신경질 내는 문 특보의 모습에서 청와대가 왜 정권초기부터 인사청문회로 시달리는지를 이제 사 알 것 같다.

특보자격으로 한 말이 아니라 학자로써 한 말이라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는 그의 한결같은 변명이 안쓰럽다.

“특보지만 교수가 내 직업이고 대통령에게 자문을 해 주는 것이고, 본인 자문을 선택하고 안하고는 대통령의 결정”이라는 앵무새 같은 모습에서 왜 대한민국이 이분법적 갈등을 겪는지를 알게 하는 대목이다.

1951년 생 67세인 그의 나이는 대통령보다 두 살 위다. 사리분별을 할 수 있는 연령이다.

특보이기 전에, 또 학자이기 전에, 문정인은 대한민국 국민이다. 이 점을 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