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부산시장 측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출마'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노골적인 '서 시장 찍어내기'와 경선배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서 시장의 한 고위 측근은 "홍 대표의 지난 17일 부산 발언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어섰고 서 시장 입장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면서 "홍 대표의 말대로라면 서 시장은 이제 무소속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지난 17일 부산일보사 대강당에서 열린 '김영삼을 이야기하다' 토크콘서트를 마치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여론추세대로라면 인천 유정복 시장은 경선도 안 할 것이고 경선 부담도 안 줄 것이다. 그러나 부산은 다르다. (서병수 시장은) 중앙당에 신경 쓰지 말고 부산시민에게 신경 써라"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 대표는 그러면서 내년 지방선거 공천 방식과 관련해 "현역은 재신임도를 측정해 본선에 나가 당선이 확실할 때는 그냥 공천하고 만약 본선에서 어렵다고 판단되면 그 현역을 바로 배제하고 신인들 중에서 경선할 것인지 전략공천을 할 것인지는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서 시장 측은 홍 대표의 이 발언에 대해 서 시장을 내년 시장선거에서 완전히 배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 서병수 부산시장.

서 시장의 측근은 "재신임도 측정의 공정성 확보도 문제이지만 경선 참여 자체를 보이콧하면 우리로서는 무소속의 길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서 시장 본인도 홍 대표의 발언에 대해 페이스북에서 '홍준표 사천'이란 말을 써가며 강하게 반발했다.

서 시장은 "특정 후보를 정해놓고 분위기를 몰아가는 사천, 전 국민이 눈치챘으니 이제 사천도 물 건너갔다"고 홍 대표를 겨냥했다.

자신을 배제하고 특정 후보를 부산시장 후보로 낙점하려는 홍 대표의 의도를 비판한 것이다.

부산 정가에서는 지난 17일 홍 대표의 발언으로 홍 대표와 서 시장이 화해할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당의 한 지역위원장은 "서 시장이 쉽게 무소속 출마의 길로 가지는 못할 것이지만 한국당에 대한 부산의 여론이 여전히 바닥을 치고 있는 데도 지금 두 사람이 이기는 선거가 아니라 지는 선거의 길로 가는 것 같다"며 "내년 선거에서 부산시장 자리를 여권에 내줄 경우 두 사람 모두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