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단독]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찬반에 휘말린 바른미래당의 분당은 갈 때까지 간 그야말로 ‘한 지붕 세가족’의 결별이 예고되고 있다.

캐스탕보트를 쥔 바른미래당의 지도부의 결정에 반대의견이 부딪치면서 당내 내홍이 걷잡을 수 없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안철수 전대표가 구상했던 제3당의로서의 행보가 파벌로 나뉘어져 호남계(9명)-바른정당계(8명)-안철수계(8명)로 분산돼 이견이 대립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형국으로 결국 분당수순으로 향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바른미래의 권력이 종전 유승민-안철수-김무성 3인 파벌 체제에서 안철수가 한발 물러난 상황에서 새롭게 손학규-유승민-김무성 3인의 입김(?)으로 분산된 모습이다.

혹자가 김무성이 무슨 힘을 쓰겠냐는 반문에 당내 모 의원은 “여론이 찬반으로 갈릴 때 김무성의 캐스팅보트는 힘을 싣는다”고 묘한 여운을 남기는 말을 던진다.

그런 점에서 바른미래당 집구석을 잘 들여다보고 있는 이가 바로 평화민주당 박지원 의원이다.

박 의원이 노리는 틈새전략은 바른미래 호남계(손학규)와 평화당이 교섭단체를 꾸려 호남에서 대안세력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박 의원이 혹시 모를 민주당과의 합당이 성사될 경우, 또 다른 캐스팅보트를 쥠으로써 정치판의 새로운 강자로 군림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이를 두고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잘하면 260석을 차지할 수 있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이미 정치권의 판도변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문제는 내년 총선을 목전에 앞두고 여야를 향한 국민표심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느냐에 주목되고 있다.

사실 집권여당 민주당의 고민은 현 정권 들어 인사 청문과 관련 부적격한 인물들을 대통령 직권임명으로 무리하게 강행하다 보니 국민여론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청년층 일자리 창출의 백수행진과 최저임금 강행으로 인한 경제 불황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실물경제가 어려운 지경인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뜩이나 정치에 신물이 난 국민들에게 여댱 대표가 이합집산의 유도로 260석을 확보하겠다는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발언에 급기야 국민여론이 고개를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이는 자칫 내년 총선에서 표심을 잃어버리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점에서 민주당의 딜레마다.

반면 자유한국당도 내년 총선까지도 무너지면 이젠 자유한국당 팻말을 내려야 할 판이다.

아직도 ‘친박 비박’ 파벌싸움으로 야권 대통합을 이루지 못하는 한국당 모습에 보수층 표심도 더 이상 이들을 제1야당으로 신뢰하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다.

따라서 한국당은 과거 무대포의 ‘홍준표 식’ 정치에서 논리적인 ‘황교안 식’ 정치로 탈바꿈하면서 야권 대통합 시도가 예상된다. 이 것의 승패가 차후 한국정치의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그렇다면 바른미래당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현재로서는 분당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현재로서는 손학규 대표가 이끄는 호남계의 속내가 결국 민주당으로의 발길이 쏠리고 있다는 점에서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는 ‘굿바이’를 선언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이때부터 한국정치는 이합집산, 헤쳐모여의 정치판 판도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이 전망하는 예상 시나리오대로라면 민주당과 평화당·정의당이 뭉치는 반면, 한국당은 야권대통합의 '헤쳐모여'를 시도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바른미래의 분당사태는 한국정치사의 변환시기를 맞는 운명에 놓이게 될 것으로 짐작된다.

이 가운데에서도 캐스팅보트로 연명(?)해온 박지원의 평화민주당도 자칫 민주당으로, 한국당으로, 새로운 정당으로 쪼개지는 역사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지원시대도 마감하는 시나리오가 조용히 다가서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