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들이 전자서명을 채택하는 사례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이는 친환경 정책에 부응하고 막대한 행정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삼성생명 등 대형 금융사들도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나선다.

따라서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말까지 금융권의 절반 이상이 전자서명으로 금융상품 계약 등을 처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농협은행, 대한생명, 신한생명,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등 주요 보험사와 은행이 올해 상반기에 전자서명제를 도입,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부터 보험 계약에 전자서명을 적용한 삼성화재는 7월까지 1만5천건을 처리했다.

매달 200~300%씩 전자서명 계약이 늘고 있어, 8월에만 1만건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1개 보험사가 연간 업무 처리에 사용하는 A4 용지만 평균 1억5천300만장으로 나무 1만5천300그루에 해당한다는 것.

보험 계약에는 상품 설명서, 청약서 등 30여장의 서류가 필요하고 몇 차례 수정하면, 계약 1건에 서류만 100여장이 넘어가기 때문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전자서명을 하면 태블릿PC로 복잡한 보험 계약을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으므로 보험설계사나 고객들이 좋아한다"면서 "연말에는 전자서명 비중이 매우 커질 것이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서대문 본점과 양재남지점, 노량진역지점 등 3개 시범 점포에서 전자서류를 도입했다.

송금ㆍ출금 신청서, 예ㆍ적금 가입용 예금거래신청서, 자동이체신청서, 전자금융신청서 등 6개 서식을 모두 전자문서화했다.

이런 신청서가 창구에서 발생하는 서류의 약 70%를 차지 한다는 것.

고객들은 창구에 비치된 태블릿PC 전자양식에 정보를 입력하고 전자펜으로 서명하면 된다. 도장을 스캔한 이미지를 서명 대신 사용할 수도 있다.

고객의 전자서명을 유도하고자 다양한 방법도 동원된다.

삼성화재는 고객이 보험 계약 시 전자 서명을 하면 보험료를 1천원 한도에서 최대 1%까지 할인해준다.

이는 종이 문서 절약에 따른 보험료 절감 효과를 건당 1천원 정도로 보기 때문이다.

일부 금융사는 전자 서명 시 일정액을 환경기금으로 적립해 주요 지자체에 기부하고 있다.

전자서명 열풍은 금융권의 `페이퍼리스 오피스' 구축 움직임과 맞물려 하반기에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1위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은 이달 중순부터 전자서명제를 공식화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전자서명제 도입을 위해 태블릿 PC 등을 보험설계사에 지급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면서 "이달 중순 전자서명제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조속한 시일 내 보편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손해보험업계 선두권인 동부화재와 현대해상도 연내 전자서명제 도입을 목표로 막바지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전자서명 도입을 위한 시스템 개발을 마쳤고 내부 정리 작업을 거쳐 10월이나 11월에 전자서명제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 흥국생명, 푸르덴셜생명, AIA생명, 흥국화재 등 대부분의 보험사도 연내 전자서명 도입을 준비한다.

기업은행도 이르면 내년 초 시범점포에서 전자서류를 활용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이달 말 개점할 스마트 브랜치의 운영이 궤도에 오르면 전자서류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