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선거제 개혁법안을 의결한 가운데 '쌍둥이 특위'인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공전을 거듭하며 '빈손 종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9일 자유한국당 소속 유기준 사개특위 위원장은 "아직 사개특위 회의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며 "간사회동을 주문했지만, 진척이 없다"고 밝혔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등 사법개혁 법안을 심의하는 사개특위의 활동 기한은 정개특위와 마찬가지로 8월 31일이다.

오는 31일이 주말임을 고려할 때 사개특위의 활동 기간은 사실상 30일 하루만을 남겨놓은 것으로, 사개특위는 사법개혁 법안과 관련해 아무런 성과 없이 문을 닫는 모양새다.

사개특위에 계류 중인 공수처 설치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겨진다.

사개특위는 지난 6월 말 활동기한을 2개월 연장했지만, 이후 제대로 된 법안 논의를 한 차례도 하지 못했다.

검경 개혁을 다루는 1소위원회 위원장을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중 어느 곳이 맡을지, 1소위원회에 한국당 의원 1명을 추가할지 등을 놓고 각 당이 대립하면서 현재까지도 소위 구성 자체가 안 된 상태다.

지난 23일 전체회의에서도 정개특위에서 선거법 개정안 강행 처리가 추진된다는 이유로 한국당이 사개특위 논의 중단을 주장하며 헛바퀴만 돌았다.

다만 사개특위 위원 대부분이 법사위원인 만큼 사개특위 종료에도 실질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한 회의 진행권한을 갖는 사개특위 위원장을 한국당이 맡고 있는 만큼 여야 4당이 사법개혁 법안 심의를 무리하게 강행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 여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사개특위에서 의결해 법사위로 넘기느냐, 의결 없이 법사위로 넘어가느냐의 차이인 셈"이라며 "여당 내에서는 사개특위에서 굳이 옥신각신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29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공수처 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안은 최장 180일의 상임위 심사와 최장 90일의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부의된다.

여당은 법사위 고유 법안은 체계·자구 심사를 생략할 수 있는 점을 들어 공수처 법안·검경수사권 조정안도 법사위 90일을 생략하고 본회의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야당은 남은 상임위 심사 기간 법안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와 체계·자구 심사를 동시에 하기는 어렵다며 별도의 '90일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를 밟아야 한다는 입장이라 향후 충돌이 예상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