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단독] 미래통합당은 비대위원장에 김종인 전 통합당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을 영입함으로써 가닥을 잡았다.

21대 총선 당선인 142명 중 140명을 상대로 전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절반이 김 위원장의 비대위원장 추대에 찬성을 던졌기 때문이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이 같은 당의 뜻에 단서조항을 달았다. "조기 전당대회(이하 조기전대)가 전제된다면 비대위원장을 할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쉽게 말해 오는 8월말 전당대회까지 겨우 네 달 비대위원장직을 맡으라는 것은, 결국 알바(?) 모집에 응해달라는 속내에 발끈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기전대'를 위한 한시적인 비대위원장직은 ‘속빈 강정’으로 무늬만 위원장이지 권한이 없는 핫바지 역할에는 이용당할 수 없다는 뜻이 농축되어 있다.

더욱이 김 전 위원장이 대선까지 확실하게 일을 보고 나와야 한다는 주장에는 차후 당 책임운영의 자리를 보장하라는 속내가 깔려 있다.

즉 차기 대선에 대한 '성공보수'와 '당위성'을 논리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일부 중진의원들은 김 전 위원장에게 '철 밥통'을 내줄 수 없다는 반론을 제시하고 있지만 사실 뾰족한 대안 책이 없다는 게 문제다.

총선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의 선결과제가 당대표-원내대표-정책위원장 등 조직구성과 차기 대선후보를 육성하는 작업에 들어가야 하는 중차대한 결정 등 난제가 수두룩하다.

특히 공천서 배제돼 무소속으로 당선된 홍준표 의원 등 중진의원들의 당내 복귀와 아를 둘러싼 반대 불협화음을 누가 조정할 것이냐는 대목에서 김 전 위원장은 빙긋이 웃는 모습이 역력하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나이가 가장 많은 김 전위원장에 견줘 아직 젖비린내(?)나는 50대를 비대위원장에 앉힐 경우 허구한 날 싸움질 할 게 뻔히 보여서다.

이런 상황을 감지하고 있는 김 전위원장은 “할 사람 있으면 나와 봐라”는 배짱이다.

‘김종인의 당권장악’ 시나리오에는 대선 불패카드를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다. 총선서 졌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2년 남짓 대선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선거에 임하겠다는 한이 서려있는모습이다.

즉 민주당의 속성을 꿰뚫고 있는 그로서는 이해찬 대표의 권력누수, 이낙연 대권주자와의 친문 세력 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 속칭 문빠(친문 중에 귀문)들의 세상천하 등 삼각관계를 정면충돌시키는 묘수풀이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즉 과거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 전략에서 탈피,  문빠 축출에 올인 하려면 공짜는 안 된다는 게 김 전위원장의 속내다.

80이 넘은 나이에 그가 바라는 것은 당연한 대접(?)이다. 통합당 비대위원장이 아니라 차기 정권창출의 갑으로 보상을 해달라는 요구다. 즉 "대선 준비카드 나밖에 없다"는 자신감이다.

어찌보면 정치적인 속물(?)로 보일 수 있지만 정치인으로서는 당연한 협상이다.

문제는 이를 수용할 통합당 내에는 통 큰 인물들이 없다는 점이다. 더욱이 누구라도 비대위 맡겨서 한 달도 안 돼 자기들끼리 물고 뜯고 싸울게 뻔한 것을 서로 짐작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런 점에서 통합당의 미래는 완전한 카리스마 기질이나 외교협상의 달인이 이끌지 않으면 허구한 날 쳇바퀴 싸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다.

김종인의 영입은 비대위원장으로서가 아니라 야당 전체를 총체적으로 재점검하는 개혁의 장으로 발판을 삼아야 한다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