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포스트 코로나'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제시할 1호 정책을 가다듬고 있다.

2일 현재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오는 4일 코로나 사태 대응책으로 무엇을 추진할 것인지 더 구체적으로 말하겠다고 예고한 뒤 이날 대책의 윤곽을 드러냈다.

그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이 상황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진단하면서 "(사태 초기부터) 상당한 금액의 재정이 투입될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과거 가치와 조금 떨어지는 일이 있더라도 너무 시비 걸지 말고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로 미뤄 김 위원장이 내놓을 '코로나 해법'은 과감한 예산 투입이 수반되는 재정 정책을 중심으로 짜일 전망이다.

앞서 두 차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편성된 24조원에다 곧 제출될 3차 추경안 35조원도 이례적인 규모지만, 김 위원장의 머릿속엔 이보다 더 큰 금액이 들어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전날 "지금보다 엄청나게 큰 추경 규모가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총선 기간에는 올해 편성된 정부 예산의 20%인 약 100조원을 긴급재정명령으로 끌어다 쓰자고 주장한 바도 있다.

코로나 사태에서 대규모 재정 투입의 불가피성은 주지의 사실이다. 관건은 이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다. 김 위원장은 아직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진보 경제학자으로 분류됐던 그는 이미 머릿속에 정책의 세부적 그림을 그려놨으리라는 게 주위 인사들의 전언이다.

김 위원장과 자주 교류했던 한 전직 통합당 의원은 "김 위원장은 다 계획이 있는데, 항상 총론만 말한다. 그런데 그 총론은 각론이 없으면 나올 수 없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기본소득 제도를 국내 상황에 맞게 도입한다거나,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투자처를 사회적 약자가 혜택을 보는 분야에 집중하는 등 복지정책과 연계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있다. '약자와의 동행'이나 '따뜻한 자본주의' 같은 구호가 이런 맥락에서라는 것이다.

한편에선 김 위원장이 제시할 정책이 정부 발표처럼 정교한 짜임새를 갖추기보다는 정치적 청사진에 가까울 것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어디까지나 집행력이 담보되지 않은 야당의 대안이라는 점에서다.

결국 자신의 표현대로 "파괴적 혁신"을 지향하면서 그동안 익숙하던 보수적 경제 노선에 거리를 둔 실용 정당, 정책 정당의 면모를 부각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반대만 하는 야당으로 낙인찍혀 참패한 4·15 총선을 거울삼아 2022년 대선에서의 집권을 노리는 첫 포석으로 해석될 수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