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단독]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의 사실적 묘사가 한미 양국의 예민한 부분까지 그려내고 있어 충격적이다.

볼턴 회고록은 북미-한미-남북 간의 북 비핵화만이 아닌 복잡한 이해득실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진실에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볼턴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판문점 동행을 원치 않았다고 기록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김정은이 한국 땅에 들어섰을 때 자신이 없으면 적절하지 않게 볼 것“이라며 재차 트럼프에게 요청했다는 것이다.

볼턴의 말이 사실이라면 트럼프나 김정은은 남한을 배제한 상태에서 북미회담을 추진한 것이라는 사실적 입증이다.

시쳇말로 ‘팽’ 당하는 수모를 겪은 셈이다. 남북문제에 김정은은 미국을 상대하겠다는 것이고, 트럼프는 남한을 아예 곁다리라도 생각하지도 않았다는 참담한 역사적 진실(?)이 드러난 셈이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에게 ‘종전선언’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이는 문재인 정권이 북미회담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모습에서 무언가 결실을 맺는 차원에서 서둘러 ‘종전선언’을 대국민 업적용 카드로 잡았을 것이란 점이 짐작되는 대목이다. 정치적 이해득실이다.

이 시기부터 문재인 정권은 무조건 북한에 퍼주기만 급급한 자세를 보여 왔다가 최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연이어 문재인 대통령까지 비하하며 대남비방에 나서자 강경대응으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즉 더 이상 북한의 대남비방을 경청(?)하다가는 국민들이 현 정권을 무능하다고 비난할 것을 우려했을 것이란 점이다.

결국 친북성향의 당정청의 모습이 강경대응으로 돌아선 배경엔 김여정이 문재인 대통령에까지 비하발언하는 막말 행동을 보고 '강력 대응'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유야 어떻든 볼턴의 회고록은 한미-북미-남북미의 삼각관계에서 빚는 이해득실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실타래마냥, 한 치 앞도 보지 못하는 악화일로의 길로 접어들고 있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볼턴은 분명 더욱 중요한 사건 하나를 남겨두고 2탄 발표를 준비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예의주시 된다.

특히 볼턴이 밝힌 내용들이 한미 양국 모두 여야 정치권에서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수밖에 없어, 이를 둘러싼 새로운 사실들이 터져나올 경우, 엄청난 후폭풍이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