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량이 세계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최소로 감소했다.

수출은 2002년 이후 18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2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생산은 작년 동기보다 19.8% 감소한 162만7천534대다.

이는 2009년 상반기(152만9천553대)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올해 내수 판매실적은 좋았지만 해외 자동차 시장이 거의 마비되며 수출이 급감했다. 또 연초에는 중국산 부품 재고 부족으로 한때 공장 가동이 중단되며 생산이 줄었다.

상반기 기준 내수 판매는 올해 80만2천529대로 2016년(81만8천115대) 이후 4년 만에 최다 기록을 세우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반면 수출(82만6천710대)은 작년보다 33.4% 줄며 2002년(68만367대) 이후 최소였다.

업체별로는 한국GM과 쌍용차의 생산량 감소가 두드러졌다.

한국GM은 15만9천426대로 2004년(14만8천254대) 이후 16년 만에 최소다. 작년(23만838대)에 비해서는 30.9% 줄었다.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 부품 재고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겪었다. 작년 7월 이후 유럽연합(EU) 지역 수출이 중단된 점도 영향을 줬다.

쌍용차는 4만8천158대로 2010년(3만5천597대) 이후 10년 만에 가장 적었다.

작년(7만1천442대)보다는 32.6% 감소했다.

경영난으로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 중인 쌍용차는 국내와 해외판매가 모두 감소했다.

르노삼성차는 6만6천141대로 작년 동기(8만1천971대)보다 19% 감소했다.

다만, 6월만 보면 2.8% 늘어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증가했다.

올해 3월 로그 위탁 생산이 완전 중단되며 일감이 줄었지만 XM3와 QM6 국내 판매가 호조를 보인 효과로 풀이된다. 작년 6월 전면 파업에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현대차는 올해 74만2천375대 생산하며 작년 대비 17% 감소했고, 기아차는 60만8천280대 생산하며 18.5% 감소했다.

승용차 차종별로는 대형차(15만2천377대) 생산이 작년 동기에 비해 4.6% 늘었다.

이중 그랜저와 K7의 생산량 증가율이 각각 35.9%, 31.1%로 가장 많이 늘었고, 제네시스 G70과 G80은 각각 60.6%, 86.4% 감소했다.

소형차는 37.2%, 중형차는 16.4% 감소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도 87만9천682대로 12.9% 감소했지만 비중(59.1%)은 가장 컸다.

팰리세이드와 코란도는 생산이 작년보다 각각 64.9%, 56% 늘어난 반면 싼타페와 투싼은 각각 42.7%, 46.6% 줄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하반기 자동차 생산이 더 나아질 거라고 보기 어렵다"며 "완성차 업체들이 지난 10년간 번 돈으로 버티고 있는데 이제 한계가 왔다고 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