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순환출자 금지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가 부실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신규 순환출자는 예외로 허용하기로 했다.

기업 인수ㆍ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신규 순환출자도 마찬가지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부실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단 합의에 따른 계열사의 출자나 증자로 신규 순환출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런 경우 신규 순환출자 규제 대상의 예외로 두도록 국회와 협의해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A사와 B사, C사의 순환출자가 형성된 상황에서 부실징후 기업인 C사의 주주인 B사가 채권단의 합의에 따라 C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세 회사 간 순환출자가 강화된다.

없던 순환출자 구조의 신규 형성뿐 아니라 기존 순환출자 고리의 강화도 신규 순환출자로 간주된다.

공정위는 이런 불가피한 신규 순환출자는 제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부실징후 기업의 회생을 위해 계열사의 출자나 증자 이외의 다른 방법이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는 총수의 지배력 확장이나 부실의 전이 같은 폐해와 무관하기 때문이다. 워크아웃이나 채권단 자율협약 절차가 종료되면 해당 기업은 일정한 유예 기간을 두고 해당 순환출자분을 해소하면 된다.

기업 인수ㆍ합병이나 영업 양수도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규 순환출자도 신규 순환출자 규제의 예외로 인정될 전망이다.

20일 정무위 간사인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되 기업 인수ㆍ합병 같은 불가피한 사유의 신규 순환출자는 허용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제재 대상 신규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추가 출자분의 10% 범위 안에서 과징금이 부과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