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댓글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위는 오는 16일 핵심 증인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대상으로 '별도 청문회'를 실시키로 했다.

국조특위는 14일 두 증인의 불출석으로 청문회가 무산되자 청문회 일정을 하루 더 추가하기로 했다. 특히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의 16일 청문회 출석을 강제하기 위해 격론 끝에 표결로 동행명령장 발부를 결정했다.

표결은 총 18명의 국조특위 위원 가운데 16명이 참여해 찬성 9, 반대 5, 기권 2표로 가결됐다.

민주당 소속 신기남 위원장을 포함한 야당 의원 9명은 모두 찬성했다. 새누리당 특위위원 9명 가운데 조명철 김도읍 의원은 회의에 불참했고, 김재원 김태흠 의원은 기권했으며 권성동 간사를 비롯한 나머지 5명은 반대표를 던졌다.

동행명령은 국정조사에서 채택된 증인이 정당한 이유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위원회 의결을 통해 지정한 시일에 지정한 장소까지 출석하도록 국회 사무처 직원과 동행할 것을 명령하는 제도다.

'국회에서의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률'은 동행명령을 받은 증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동행명령을 거부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동행명령장 집행을 방해하도록 하면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동행명령 발부에도 불구하고 두 증인이 16일 청문회에 출석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들은 지난 12일 국조특위 신 위원장 앞으로 현재 진행 중인 재판과 건강문제 등을 이유로 14일 청문회 출석이 어렵다는 사유서를 제출했다. 다만, 변호인 등을 통해 마지막 청문일인 21일에는 출석할 수 있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국조 파행의 모든 책임을 여당에 떠넘기려는 민주당의 의도에 대해 당 지도부가 '정치적 공격의 빌미를 주지 않는게 좋겠다'는 의견을 냈고, 이에 따라 특위위원들이 소신에 따라 표결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특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새누리당이 강하게 반대하다 막판에 표결에 응해 동행명령장 발부에 길을 열어준 것에 대해 "여당이 약속을 지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새누리당 내 친박(친박근혜)·친이(친이명박)간 의견 대립이 있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여야 의원들은 두 증인의 불출석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 권 의원은 증인 불출석에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민주당이 마치 두 증인의 불출석이 여당의 잘못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근거 없는 허위주장"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12일 아침 당에서 원 전 원장 변호인측과 전화통화 당시 '청문회에 나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원 전 원장이 생각하고 있다'라는 답변을 받았는데 같은 날 오후 변호인측에서 권성동 의원에게 (14일 못나오겠다는) 문자가 왔다는 것을 봐서 새누리당이 출석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며 불출석 압력과 공모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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