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10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아이폰5의 후속작과 저가형 아이폰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제품이 애플에 이익이 될지 손해가 될지 업계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10일 전자업계는 애플이 이 행사에서 중국 시장을 겨냥한 저가형 아이폰 '아이폰5C'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영향력이 크게 떨어져 점유율이 4% 안팎에 머물고 있는 만큼, 저가형 아이폰으로 이를 만회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판매대수 기준으로 이미 미국을 추월해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 됐기 때문에 중국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애플 입장에서 봐도 중국은 미국에 이어 자사 제품이 가장 많이 팔리는 시장이다.

실제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말 직접 중국 시장을 방문해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유니콤의 경영진과 차기 아이폰에 대해 논의했다.

팀 쿡은 전임자인 스티브 잡스로부터 CEO 직을 물려받은 후 상대적으로 중국 시장에 집중하는 모양새를 보여왔다. 비교적 짧은 CEO 재직 중 중국을 직접 방문한 횟수만 해도 3번이나 됐다.

최근에는 앞으로 2년 안에 중국 내 애플 제품의 소매 매장 수를 갑절로 늘리고, 이를 통해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판매량을 늘릴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저가형 이 애플의 실적에 오히려 손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과 이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려 나오고 있다.

한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아직 성장시장(emerging market)인 중국에서 저가형 아이폰이 나온다면 기존 아이폰과 일종의 시장 잠식(cannibalization)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아이폰5S'라고 명명할 것으로 점쳐지는 아이폰5의 후속작도 중국에서 출시할 것이기에 아이폰5S와 저가형 아이폰이 동시에 출시되면 점유율 상승은 이끌지 못하고 매출액과 수익만 손해를 볼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특히 "애플의 마케팅 특성상 아이폰5C 광고에서 가격적인 면을 부각시키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애플은 앞서 아이팟 터치를 다양한 색상으로 내놨을 때처럼 아이폰5C 광고에서도 다양한 색상을 강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저가형 아이폰이 겨냥할 것으로 보이는 중저가 시장이 이미 삼성전자나 중국의 현지 사업자들이 저가형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다져둔 시장이라는 점도 애플에게는 부담이다.

이 관계자는 "한 스마트폰 운영체제(OS)에 익숙해진 사람이 다른 스마트폰으로 바꾸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고급 아이폰과 저가형 아이폰이 동시에 나오더라도 시장잠식 현상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장 잠식이라는 것은 관찰자들이 말하는 입장이고 실제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은 이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며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고를 때 중요시하는 것이 다들 다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마케팅 전문가들은 시장을 작게는 5개에서, 크게는 20가지 이상으로 분류한다"며 "이들 각각의 세분시장(segment)을 어떻게 겨냥(targetting)해 제품을 만드느냐가 관건"이라고 부연했다.

즉 최고급 아이폰과 저가형 아이폰이 겨냥하는 소비자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시장잠식의 우려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오히려 중요한 것은 저가형 아이폰이 나오느냐, 않느냐가 아니라 이 제품이 어느 정도의 가격으로 나오는가 하는 가격정책"이라며 "중국인들의 구매력을 고려한 가격 정책을 펴는 것이 관건"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