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세계 1위인 삼성전자가 애플에 밀리고 있는 일본 시장에서 '다품목 전략'으로 반격을 노린다.

삼성전자재팬의 이시이 게이스케 전무는 17일자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이시이 전무는 최상위 제품만 판매하며 '고급' 이미지를 구축해온 기존 전략을 수정, 출시 모델을 다양화하는 한편 디자인과 기능 등에서 일본 소비자들의 기호를 감안한 '일본식 사양'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일본 이동통신업계 1위인 NTT도코모(이하 NTT)와 밀월관계를 유지해왔지만 NTT가 애플과 손잡기로 하면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올해 여름시즌 일본내 스마트폰 판촉경쟁에서 '갤럭시S4'를 내세운 삼성전자는 NTT를 통해 목표치인 100만대 이상을 팔았다.

그러나 그간 외국 메이커 중 삼성전자를 주 파트너로 삼아온 NTT가 지난달 아이폰 5S와 5C 출시를 계기로 사실상 애플 제품 '원톱' 체제로 급선회함에 따라 삼성전자는 거래처와 출시제품의 품목을 다양화하는 전략을 세우게 됐다.

그 일환으로 삼성전자는 NTT 뿐 아니라 최근 일본 이동통신 브랜드 'AU'를 운영하는 KDDI와도 제휴하기로 했다. 그에 따라 KDDI는 17일 갤럭시 노트3와 이에 연동하는 손목시계형 단말장치 갤럭시 기어 등을 출시했다.

이시이 전무는 NTT가 최근 애플 제품을 취급하기 시작한데 대해 "아주 좋은 기회"라고 평가한 뒤 "세계에서 격전을 벌이는 두 회사가 일본에서도 처음 같은 판에서 경쟁하게 됨으로써 시장이 활성화할 것"이라며 "일본에 비중을 두고 사업을 확대할 환경이 갖춰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