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도 뒤늦게 가세…여야 지도부 차원 논쟁으로 번질 조짐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발의한 일명 '4대 중독 관리법' 중 게임중독 부분을 놓고 11일 정치권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신 의원과 게임업계 사이에 이미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이날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가 신 의원의 법안을 정면으로 비판한 글이 논란의 발단이 됐다.

e스포츠협회장인 전 원내대표는 이날 게임전문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에 올린 글에서 법안에 대해 "게임산업 육성을 말하면서 실제로는 규제의 칼을 꺼내는 '꼰대적 발상'"이라며 "틀에 박힌 낡은 시각이 아직 여의도를 덮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원내대표는 "게임을 마약과 동일시해 규제하겠다는 것은 기본적 법리에도 맞지 않는다"며 "새누리당이 아무리 대표 연설을 통해 역설하더라도 국회를 통과할 수는 없다"며 법안 통과 저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자 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인터뷰와 기자회견을 통해 "게임중독에 빠진 아이를 둔 학부모, 알코올·도박 중독에 빠진 사람의 가족 등 중독으로 고통받는 수백만의 가족들을 폄훼했다"고 비판했다.

아동정신과 전문의인 신 의원은 또 "꼰대적 발상이라는 말은 명백히 세대 갈등을 조장하는 발언이다. 이 법안을 지지할 수백만의 국민도 '꼰대'로 규정한 것"이라며 전 원내대표의 발언이 '당론'인지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앞서 신 의원은 게임업계의 반발과 관련해서는 넥슨,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NHN 등 게임업계 선두업체들의 대표자들에게 '공개 토론'을 요청하기도 했다.

두 의원이 정면충돌하자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이날 오후 뒤늦게 논쟁에 가세했다.

이에 따라 게임 중독을 둘러싼 논란이 여야 지도부 차원으로 번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황 대표는 오후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중앙여성위원회 수여식에서 게임업계의 반발과 관련해 "돈이 다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요즘 아이들이 너무 게임에 몰두하고 있다"면서 "게임 중에는 아이들이 중독현상을 일으키는 것이 있다는데, 그것에 대해 대응을 하려는데 공격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의원이 많이 고생하는데, 가정을 지키고 자라나는 아이들이 좋고 깨끗한 환경에서 클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신 의원이 국회에 제출한 법안은 국가중독관리위원회를 신설해 도박·게임·마약·알코올 중독에 대한 예방·관리 활동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최근 게임업계가 반대 서명 운동에 나서면서 서명자가 23만 명을 돌파했지만, 이에 맞서 학부모단체와 교육계, 종교계, 보건 단체 등도 찬성 서명 운동을 준비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