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보안강화 차원에서 인터넷으로 전송되는 데이터를 암호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MS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침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MS가 이 같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NSA가 MS의 네트워크를 침입했다는 확증은 없지만 개인과 법인 등 전 고객서비스를 대상으로 하는 암호화 프로젝트를 놓고 고위임원들 사이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번 주 중 최고경영자들이 워싱턴주 리치몬드에 있는 본사에서 이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직 이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비용은 공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MS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구글, 야후, 페이스북 등 다른 주요 IT업체들이 NSA의 무단 정보수집에 데이터 암호화 등으로 강력하게 대응하는 것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이는 특히 NSA 스캔들이 폭로된 후 민간 업체들이 취한 가장 가시화한 조치인 데다 IT기업들이 해커나 범죄집단, 외국정보기관 뿐 아니라 미국 정부의 감시프로그램에 명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고 WP는 지적했다.

애플, 페이스북, AOL 등도 최근 미국의 무단 정보수집과 관련해 전세계적으로 쏟아지는 비난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같은 움직임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전송데이터를 암호화하면 각국 정부나 민간조직, 범죄집단 등의 개인정보감시가 수년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존스홉킨스대학의 암호해독 전문가 매튜 그린은 "이들 기업의 움직임은 매우 큰 변화"라고 평가했다.

NSA가 MS의 네트워크를 침입했다는 의혹은 지난달 NSA가 구글과 야후의 사내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하는 데이터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한 것으로 확인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NSA가 MS의 네트워크를 해킹했다는 명백한 증거는 없지만 미국중앙정보국(CIA)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공개한 문건에서 구글, 야후와 관련된 내용을 묘사하면서 MS의 핫메일과 윈도 라이브 메신저도 함께 언급됐다.

또 NSA의 이메일이 포함된 다른 문건에서는 MS의 웹기반 서비스 '패스포트'가 감시 대상임을 시사하는 내용이 있다는 것이다.

MS의 최고법무책임자 브래드 스미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매우 충격적이며 헌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WP는 그러나 "MS 암호화 프로젝트의 영향을 가늠하는 게 쉽지 않다"며 "특히 주요 인터넷 서비스가 암호화돼도 기업 간에 전송될 경우 암호를 다시 풀어야하는 등 여전히 취약점이 남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