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휴대전화, 정보통신기술(ICT)을 제외한 산업이 14년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할 처지에 놓였다. 이에 따라 전통산업에 ICT를 접목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재편을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체산업의 무역수지는 405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1개월간 쌓은 무역흑자가 작년 한해 무역흑자 규모 283억달러보다 123억달러 많은 수준이다. 무역수지가 대체로 12월에 호조를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2009년 이후 5년 연속 흑자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주력 산업인 ICT를 제외한 산업의 무역수지는 올해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비(非)ICT 산업의 무역수지가 올 들어 11월까지 414억달러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비ICT 산업의 무역적자 규모가 작년 490억달러 적자에 비해서는 줄 것으로 보이지만 2000년 이후 이어진 적자 흐름을 탈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비ICT 산업의 무역수지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고환율 덕분에 222억달러 흑자를 기록한 뒤 1999년 흑자 규모가 45억달러로 줄었고 2000년 적자로 돌아선 이후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비ICT 산업의 무역적자는 대규모 수출에도 원유 등의 수입 규모가 이를 크게 웃돌기 때문이다.

올해 1~11월 원유·석유제품·LNG 수입규모는 1천413억달러로 전체 수입의 31%를 차지했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469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9.5%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비ICT산업의 수출은 3천560억달러로 전산업 수출의 67%를 점했지만 수입은 3천973억달러로 81%를 차지했다.

비 ICT 사업의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려면 기술 개발을 통해 수출단가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경제연구 부문장은 "원자재 수입 비중이 63%에 달하는 구조지만 기존 전통산업이 ICT화한다면 기회 요인을 찾을 수 있다"며 "자동차에 ICT를 융합하는 것처럼 ICT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