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주문관련 사고가 빈발하고 있는 증권업계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한 점검에 나선다.

이번 점검에서는 특히 취약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고 위험성이 큰 선물·옵션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금융당국의 타깃이 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16일 "한맥투자증권의 주문실수에서 나타나듯 증권업계 내부통제 시스템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점검의 필요성이 커졌다"면서 "내년 초부터 중소형사를 위주로 점검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파생상품 주문에 대해 주의해줄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각 증권사에 발송했다.

금감원은 현재 한맥투자증권 주문사고의 원인과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검사를 진행 중이며, 이어 여타 중소 증권사들의 내부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일단 내년 초부터 중소형사 위주로 점검을 실시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대형사까지 확대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증시 침체와 거래 감소에 따른 극심한 불황으로 증권사들이 실적이 부진해지자 수익을 내기 위해 무리하게 선물·옵션 등 위험성이 큰 거래에 나서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 점검에서 주문시스템과 프로그램 문제는 물론 이를 운용하는 직원들에 대한 인력 관리·감독 문제도 함께 들여다볼 예정이며 이상주문에 대한 통제 여부 등도 점검할 계획이다.

앞서 한맥투자증권은 지난 12일 오전 코스피200 12월물 콜옵션 및 풋옵션에서 시장 가격보다 현저히 낮거나 높은 가격에 매물을 쏟아냈다가 460억원 가량의 손실을 봤다. 이 업체는 결국 결제 시한까지 한국거래소에 결제대금을 납입하지 못해 사실상 파산이 확정된 상태다.

올해 초에는 홍콩계 헤지펀드인 이클립스퓨처스가 KB투자증권을 통해 선물 주문을 잘못 냈다가 200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했고 한국투자증권 직원이 한도를 초과해 채권에 투자했다 1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보는 사고도 일어났다.

이어 지난 6월엔 KTB투자증권 직원의 주문실수로 지수선물에 8천억원이 넘는 매수 주문이 쏟아져 지수선물이 일시 급등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들에 대한 검사과정에서 관계 법령이나 제도상의 문제점이 발견되면 이에 대한 수정 보완도 함께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