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단독>황창규 KT 회장 내정자가 "외부에 인사청탁을 할 경우, 반드시 불이익이 돌아가게 하겠다"고 임원들에게 전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주목된다.

황 내정자는 19일 서울시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KT 최고위 임원들로부터 보고를 듣는 자리에서 “앞으로 인사청탁을 할 경우, 불이익은 물론 처벌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는 것.

이는 앞으로 내부의 기강을 바로잡으면서 외부의 입김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황 내정자는  “KT의 경영이 방만하다는 지적과 관련, 임원들이 앞장서서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즉 이런 발언 배경은  ‘낙하산 인사’를 근절(根絶)하겠다"는 자신의 경영의지로 분석된다.

따라서 KT 안팎에선 전임 회장의 ‘낙하산 인사’들을 정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돼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이다.

황창규 내정자는 이날 보고자리에서 몇가지 강조사항을 전달했으며, 이는 메모형태로 일반 임원들과 직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창규 내정자는 “KT 임원들은 존경받는 임원이 되어야 한다. 미래와 비전을 제시해 KT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우리는 재벌 흉내를 내서는 안된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 합리적이고 성과중심적이며 투명한 경영이 이뤄져야 하고,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경우 전 조직적 역량을 실어줘야(empowerment) 한다”고 말했다.

미니해설: 황창규 KT CEO 내정자가 밝힌 인사청탁 근절 배경은, 전 이석채회장의 비리가 인사청탁에서부터 이뤄졌다는 점을 크게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전회장의 낙하산 인사로 원조 KT 뿌리를 완전히 말살한 작금의 KT가, 결국 비리공화국의 전모를 드러내는 도화선이라는 것을 느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석채 전 회장의 낙하산 인사는 숫자면에서 만만치 않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 자료에 따르면 KT 안에서 이석채 전 회장의 낙하산 인사로 분류된 인물은 36명으로, 180여 명(계열사 임원 포함)의 임원 가운데 20%에 달한다.

때문에 황내정자가 취임할 경우 임원 수십 명이 교체되는 등 ‘인사(人事) 태풍’이 불 것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특히 정치성 댓가의  고문직과 기타 별정 직함의 낙하산 간부들의 대거 퇴진이 일 것으로 짐작된다.

더불어 사외이사들의 전면 교체설도 나오고 있어, 황 내정자의 인사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사회 일각에서는 황 내정자가 첫번째로 일로, 낙하산 인사와 비리에 연류된 임직원들의 퇴출 인사정책을 강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